[방송]'서세원쇼' 서씨 제작영화 홍보 물의

  • 입력 2001년 9월 19일 19시 20분


KBS 2TV 토크프로그램 ‘서세원쇼’(화 밤11.00)가 18일 방송에서 진행자 서세원이 제작한 영화 ‘조폭마누라’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날 ‘서세원쇼’는 30여분 동안 ‘조폭마누라’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비롯해, 주연을 맡은 신은경 박상면을 불러내 영화에 얽힌 갖가지 에피소드들을 밀착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보여줬다. 특히 영화 내용은 물론, 영화 첫 장면에 나오는 ‘조폭마누라’의 타이틀을 뚜렷이 클로즈업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했다. 신은경의 경우, 영화 포스터 촬영을 위해 등에 용문신을 새기고 지우는 장면과 극중 남편으로 나오는 박상면을 상대로 폭행하는 장면까지 보여주었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도 KBS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강한 반감을 표시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이 제작한 영화의 주연 배우를 출연시켜놓고 뭘 하는 거냐”며 “신은경이 주연으로 나온 ‘왁스’의 뮤직비디오로 방송을 마무리하는 것에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KBS가 공영방송을 무색케 하는 ‘무리수’를 둔 것은 평소 서세원이 ‘서세원쇼’ 제작 과정에서 연출자 못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다 같은 시간대의 SBS ‘두 남자쇼’와 출연자 섭외를 놓고 무리한 경쟁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실제 ‘서세원쇼’와 ‘두 남자쇼’ 제작진은 두 달 전 트랜스 젠더 하리수의 섭외를 놓고 갈등을 빚었으며, 상대 방송사에 출연 중인 탤런트를 섭외하려다 서로 ‘제지’당하기도 했다. KBS 내부에서도 자성론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한 일선 PD는 “제작진도 이 같은 반응을 충분히 예상했겠지만 결국 ‘조폭마누라’에 30여분이나 할애할 수밖에 없었던 KBS 내부 의사 결정과정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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