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1'한민족리포트', 在日지휘자 김홍재의 음악인생

  • 입력 2001년 8월 19일 18시 39분


해방 후 일본에 남았던 재일동포 중 남과 북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고, 일본에 귀화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있다. 일본에서 오자와 세이지를 잇는 ‘차세대 일본 지휘자’로 꼽히는 김홍재(47)도 그런 사람 중 하나.

KBS 1TV ‘한민족 리포트’(월 밤 11·35)는 20일 일본 음악계에서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재일교포 2세 지휘자 김홍재의 음악 인생을 다룬다.

중학교 2학년 때 클라리넷을 배우며 음악에 입문한 그는 사립 명문인 도호 음대에 입학해 일본 학생들의 멸시를 이겨내기 위해 악보를 통째로 외우는 피나는 노력을 거듭했다.

김홍재는 1979년 도쿄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1위는 일본 국적 지휘자에 국한한다’는 내부규정 때문에 1위없는 2위로 사이토 상을 수상하며 주목 받았다. 그는 또 1998년 3월 일본 나가노 동계 장애인 올림픽 개막식에서 ‘식전 서곡’을 지휘했는가 하면 그 해 일본 음악계 최고의 영예인 와다나베 상을 수상한 최초의 ‘조선인’이 됐다.

취재진은 일본에서 당당히 최고의 자리에 오른 김홍재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준다. 각종 TV에서 음악 방송 진행자로 왕성한 활동을 벌였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 등의 음악을 작곡한 히사이시 조가 김홍재에게만 지휘를 맡긴다는 일화도 소개한다.

‘한민족 리포트’의 양희섭 PD는 “김홍재의 꿈은 일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연주가들을 모아 ‘재일 코리안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것”이라며 “연주회에서 항상 ‘아리랑’ 등 고국의 음악을 지휘하며 나라 사랑을 실천하는 그의 음악 세계를 담았다”고 말했다.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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