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2 '인간극장' 5회걸쳐 방영

  • 입력 2001년 7월 22일 18시 29분


◇치매 어머니 모시는 효자 두부장수의 애환

칠십 평생을 전남 담양의 양동시장에서 쌀장사를 하며 아들 삼 형제를 키워낸 어머니. 별다른 잔병도 없이 건강하던 어머니가 어느 날 갑자기 ‘어린 아이’가 돼 버렸다. 외환위기 사태로 사업이 파산을 맞고 아내와 자식도 떠나 홀로 남은 아들은 ‘치매 중기’ 판정을 받은 어머니를 돌봐야 하는 신세가 됐다.

KBS 2TV ‘인간극장’(월∼금 저녁 8·50)은 치매 증세의 칠순 노모를 봉양하는 김영식 씨의 이야기 ‘어머니와 아들’ 편을 23일부터 5회에 걸쳐 방영한다.

대학 졸업 후 10여 년 동안 고시공부를 하다 새롭게 시작한 사업이 외환위기로 실패해 실업자가 된김 씨는 트럭을 몰고 다니며 두부 장사를 하고 있다. 이제는 단골고객이 생겼을 정도로 장사가 자리를 잡았지만 김 씨 곁에는 늘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는 칠순의 노모가 있다. 화장실, 동료들과의 회식, 심지어는 잠자리까지 아들이 함께 있어야 잠이 드는 어머니와 함께 생활한 지 3년째.

노모는 세탁기에 깻잎이나 화장지 등 이물질을 집어넣거나, 뜻 모를 헛소리를 계속하는 등 치매증세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하루 종일 운전을 하느라 피곤에 지친 김씨가 점심 식사 후 잠시 ‘토막 잠’을 청하려 해도 어머니는 그 새를 참지 못하고 아들을 깨운다. 제작진은 매일 되풀이되는 아들과 어머니가 벌이는 ‘전쟁 아닌 전쟁’을 숨김없이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양차묵 PD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지극한 정성으로 돌보는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참된 효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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