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iTV 중국계 드라마 들여와 쏠쏠한 재미

  • 입력 2001년 5월 31일 18시 36분


경인방송(iTV)이 상대적으로 싼 가격의 중국 수입 드라마로 틈새 시청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1999년 ‘황제의 딸’, 지난해 ‘황제의 딸2’ ‘노방유희’ ‘협녀틈천관’에 이어 지난달 26일부터 49부작 ‘안개비 연가’(토일 밤9·00)를 방송하고 있는 것.

비디오 판권을 포함해 편 당 300여 만 원 안팎의 초저가로 중국 드라마를 사들여온 경인방송은 ‘안개비 연가’도 편 당 약 500만 원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방송 중인 MBC 수목드라마 ‘호텔리어’의 편 당 제작비가 해외 촬영 분의 경우 2억 원을 넘는 것과 대조적이다.

평균 시청률은 6∼7%선에 머물고 있지만 ‘노방유희’ ‘협녀틈천관’ 등에 출연했던 자오웨이(趙薇·26) 등 중국 스타급 탤런트들의 출연작을 지속적으로 방송해 마니아 시청자들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개비 연가’에도 자오웨이가 주연으로 등장한다.

지난달 초 대만에서 시작한 이 드라마는 1930∼1940년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작가이자 제작자인 충야오(瓊瑤·여)가 60년대 자신의 시나리오로 제작됐던 영화를 드라마로 바꿨다. 충야오는 대만에서 우리나라의 김수현에 버금가는 명성을 누리고 있다.

줄거리는 젊은 남녀 네 명이 서로 아옹다옹 엮어가는 사랑이야기여서 우리나라 시청자에게도 낯설지 않다. 중국의 군벌 육진화의 여덟째 첩의 딸인 의평(자오웨이)과 아홉째 첩의 딸인 여평(린신루·林心如)은 어머니 간의 싸움으로 사이가 멀어진다.

의평은 복수를 하기 위해 여평의 남자친구 서환(구쥐지·古巨基)에게 접근하고, 이 둘은 곧 사랑에 빠진다. 상처받은 여평에게 서환의 친구인 두비(쑤요펑·蘇有朋)가 사랑을 고백하지만 여평은 그저 평범한 우정으로 받아들인다. 이런 구도에서 중일전쟁 등 중국의 근현대사가 배경으로 펼쳐진다. 경인방송 미디어컨텐츠팀의 신하연PD는 “미국 드라마의 경우 우리 시청자와 코드가 맞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중국계 드라마는 대부분 거부감 없는 줄거리로 어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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