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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30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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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SBS는 6월6일부터 16부작 ‘로펌’(밤9·55)을 선보인다. 딱딱한 법정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제목(법률 회사)과는 달리, ‘로펌’은 각양각색의 변호사들이 꾸며가는 청춘드라마다. 자연히 극을 끌어가는 변호사 5명에 제각각 독특한 캐릭터를 입혔다.
주인공 정영웅 변호사(30)는 해병대 출신 아버지를 둔 덕분에 다소 무대포적인 스타일의 돈키호테 형. 사무실 월세도 못 내면서 “내가 한국에서 잘 나가는 로펌에 있다”고 거짓말해 홍콩에서 사건을 수임해오는 스타일이다. 지난해 KBS2 ‘가을동화’로 자리를 굳힌 송승헌이 맡아 1998년 SBS ‘파트너’에서 보여준 좌충우돌 형 이미지를 다시 살린다.
MBC 네자매 이야기
나머지 인물도 공통분모를 찾기 힘들다. 최장군(소지섭 분)은 악질을 변호하더라도 수임료가 가장 중요하며, 한통령(변우민)은 7수 끝에 사시에 합격해 법정에서 말을 더듬을 정도의 불안증 소유자로 나온다. 또 박정아(김지호 분)는 그저 명랑하며 계산적이지도 못한 인물을 맡아 이성적이지만 당돌한 윤진(서정)과 영웅을 놓고 삼각관계를 이룬다. 지난해 영화 ‘섬’으로 호평 받은 서정은 ‘로펌’이 첫 TV드라마.
‘청춘의 덫’ ‘경찰특공대’의 정세호PD와 ‘마지막 전쟁’ ‘여자 만세’의 신세대 작가 박예랑(30)이 이들과 호흡을 맞춘다.
반면 MBC는 스타급을 내세웠지만 다소 잔잔한 홈드라마로 맞붙는다. 6월13일 첫 방송되는 20부작 ‘네 자매 이야기’(9·55)는 한 집안에서 각기 다른 성격과 인생관을 가진 네 자매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희생적이고 순종적인 간호사인 맏이 혜정(황수정 분), 오직 독립이 목표인 외과 레지던트 둘째 유진(채림)을 축으로 오만한 성격의 PD인 셋째 유미(안연홍)와 심장병을 앓고 있는 막내 유선(박예진)이 이야기의 축을 이룬다.
연출을 맡은 이진석PD는 ‘사랑을 그대 품안에’ 이후 지난해 ‘이브의 모든 것’까지 줄곧 유지해온 트렌디 스타일에서 처음으로 멜로성 홈드라마로 방향을 선회해 그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4편의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내내 깜찍한 이미지를 보여준 채림에게 촬영 때마다 “이번만큼은 소녀가 아닌 여자!”라고 강조할 정도. 채림은 이를 위해 극중 어깨선이 훤히 드러나는 드레스에 깔끔한 단발머리를 선보인다.
재미있는 사실은 정세호PD와 이진석PD는 최근 정PD가 SBS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독립하기 전까지 프로덕션 ‘JS픽쳐스’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라는 점. 이번에 처음으로 정면 대결을 벌이게 됐다.
KBS 명성황후
한편 KBS2는 지금까지 7회가 방송된 ‘명성황후’(수목 밤9·50)의 타이틀 롤을 맡은 이미연을 ‘로펌’이 첫 방송되는 6월6일부터 투입하는 ‘김빼기 작전’으로 지금까지 ‘아름다운 날들’(SBS) ‘호텔리어’(MBC)에 뒤진 시청률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