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아줌마>제작진, 시청자의 '이혼' 요구에 결말 고심

  • 입력 2001년 1월 9일 18시 35분


“오삼숙을 이혼시키지 않고 ‘용서하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식으로 결말을 내리면 앞으로 MBC 드라마는 절대 안 보겠다.”

“장진구와 한지원을 결혼시킨 뒤 한지원이 시댁 식구의 가식과 위선을 다 알도록 해 서로에 대한 환상을 박살내야 한다.”

“오삼숙을 이혼시키고 혼자서 자기 삶을 개척해 나가는 당당한 아줌마의 모습을 보여달라.”

MBC 월화드라마 <아줌마>(밤 10시)의 결론을 둘러싸고 ‘주인공 오삼숙을 이혼시켜야 한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인터넷 게시판에 빗발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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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삼숙은 이혼해야 한다" 아줌마 전여옥이 본 드라마 <아줌마>

고졸 출신인 주인공 오삼숙(원미경)은 대학교수인 남편 장진구(강석우)를 하늘같이 받들고 살며 ‘배운 것이 없으면 몸으로 때워라’는 시댁의 태도를 묵묵히 참아낸다. 시누이네 제사까지 도와주는 오삼숙에 대해 이때까지만 해도 시청자들의 반응은 ‘짜증난다’ 정도.

그러나 장진구가 동료 교수인 한지원(심혜진)과 노골적으로 바람을 피우고 아이들 앞에서도 아내를 무시하는 발언을 일삼자 급기야 ‘아줌마’ 시청자들이 들고 일어난 것. 요즘 하루 600건이 넘게 쏟아지는 시청자 의견 중 ‘이혼하면 안된다’는 의견은 다섯 손가락으로 꼽기도 힘들 정도다.

당초 제작진이 기획 단계에서 생각했던 ‘아줌마’의 결론은 남편과 시댁의 위선을 참다못한 오삼숙이 치밀한 계획 끝에 자신의 가치를 남편과 시댁에 알린 뒤 당당히 이혼을 요구하나 결국은 매달리는 가족에게 돌아온다는 것.

그러나 제작진은 ‘이혼시켜야 한다’는 시청자들의 입김이 거세자 오삼숙의 처리문제를 놓고 고민 중이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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