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식스팩/파리로 건너온 '美國産 연쇄 살인마'추적

  • 입력 2000년 11월 9일 19시 08분


‘식스팩’(Six Pack)은 연쇄살인마라는 지극히 미국적 소재에 도전한 프랑스 스릴러다.

파리의 뒷골목에서 엽기적인 여자들의 시체가 계속 발견된다. 강력계 형사 나단은 살인범을 잡기위해 전체 연쇄살인사건의 90%이상이 발생하는 ‘연쇄살인마의 고향’ 미국까지 건너간다. 그는 거기서 같은 수법의 연쇄살인 사건이 몇 년전 돌연 중단됐음을 알고 희생된 여성들의 특성을 따 ‘성적으로 문란한 여성’을 뜻하는 식스팩이란 별명의 그 살인마가 프랑스로 건너왔음을 눈치챈다.

미국 외교관 중에 점차 용의자를 좁혀가던 나단은 미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한 상부의 압력으로 수사에서 배제되자 미모의 여형사 마린느를 창녀로 위장해 식스팩을 유인하는 ‘무허가’ 작전에 돌입한다.

같은 연쇄살인마 소재로 최근 나란히 개봉한 미국영화 ‘더 셀’이나 ‘와처’와 비교해 스릴러로서 긴장감은 처지지만 마린느역의 시아라 마스트로아니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심리연기는 일품. 그녀 얼굴에 절묘하게 모자이크된 모친(카트린느 드뇌브)과 부친(마스트로 마스트로아니)의 자취를 찾아내는 것이 살인마 찾기 보다 즐겁다.

미국적 소재와 문법에 충실한 영화를 만들면서도 ‘미국이 수출하는 것은 햄버거나 연쇄살인마같은 쓰레기’라고 뱉어내야 속시원한 프랑스식 국수주의가 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11일 개봉. 18세이상.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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