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MBC 새 주말극에서 커플 된 안재욱-황수정

  • 입력 2000년 11월 1일 16시 41분


▽안재욱 "주연이 아닌 조연입니다"▽

"오랜만의 드라마 출연이라 설렙니다"

안재욱이 돌아왔다. 지난 3월 MBC 미니시리즈 <나쁜 친구들>을 끝으로 TV에서 모습을 감춘지 6개월만이다.

중국서 '안재욱 열풍'을 일으키며 가수활동에만 전념해오다 오는 4일 첫방송되는 MBC 새 주말연속극 <엄마야 누나야>(극본 조소혜, 연출 이관희)에 출연하게 된 것.

스타급 작가와 PD 그리고 화려한 출연진으로 화제를 뿌리고 있는 <엄마야 누나야>는 이란성 쌍둥이 남매 김소연과 고수를 중심으로 대리모 문제와 아들을 선호하는 가족이야기를 다루게 된다.

<엄마야 누나야>에서 안재욱이 연기할 '터프가이' 공수철역은 김소연의 친구(배두나) 오빠. 터프가이란 역할은 그가 맡은 과거의 배역과 썩 잘 어울려보인다. <복수혈전>(98년)에서의 의리있는 깡패나 <안녕 내사랑>(99년)에서의 미워할 수 없는 건달의 이미지가 강하게 살아 숨쉰다.

까맣게 그을은 얼굴이 많이 하얘진 안재욱은 "쉬는 동안 TV를 열심히 모니터링했다"며 "두달쯤 전에 다친 어깨도 어느 정도 나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9월 왼쪽 어깨뼈 골절과 인대 파열로 병원신세를 졌던 그는 "병원에 있는 동안 시드니 올림픽이 열려서 자세한 경기기록까지 다 외울 정도였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안재욱은 이번 드라마에서 주연이 아닌 조연이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벙어리로 나오는 황수정과의 러브 스토리가 점점 큰 비중으로 다뤄지는 건 아니냐고 묻자 안재욱의 답변은 "그렇지 않다"였다.

"그건 안돼죠. 전체적인 스토리 전개에 무리하게 끼어 들면 안되니까요." 신인 연기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무조건 튀고 보자"는 식의 태도는 아니었다.

"제 연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되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제 배역에 충실하려고 할 뿐입니다."

소탈하고 부담없는 성격에 낙천적인 안재욱은 매사에 충실하고 즐겁게 살려고 노력한다는 자신의 좌우명을 굳게 지키고 있는 모습이었다. 건달역에 어울리게 머리도 기르고 살짝 염색도 한 그는 가짜 문신도 그려넣었다. 그의 숨은 노력이 드라마에서 얼마나 발휘될지 궁금하다.

▽'예진아씨'에서 '벙어리'로 변신한 황수정▽

"새로운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황수정이 들을 수만 있고 말은 못하는 비련의 여인으로 변신한다. 오는 4일부터 MBC <사랑은 아무나 하나> 후속으로 방영될 새 주말연속극 <엄마야 누나야>에서 언어장애자 장여경역을 맡게 된 것.

"손짓으로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해야 하는 여경역이 부담이 된 건 사실이었지만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끌렸어요."

<허준>에서 예진 아씨 역을 소화해낸 이후 CF활동에 주력해온 황수정은 이 배역을 위해 이미 6~7월경부터 수화를 배워왔다. 촬영을 하면서 주위 청각장애인들을 만날 소중한 기회도 있었다.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맑고 밝은 모습의 장애인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분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어설프지 않은 연기를 보여줘야 할텐데…."

여전히 다소곳하고 참한 인상의 그녀였지만 단호하게 대답하는 모습에서 '외유내강'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예진 아씨'로 8개월 동안 살면서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황수정은 이번 기회에 폭넓은 연기경험을 쌓은 모양이다.

여경은 기본적으로는 착한 사람이지만 장애인이라는 핸디캡 탓에 세상에 배타적인 성격의 인물이어서 연기하기가 녹녹치 않은 배역이기 때문.

"말을 못하니까 극중에서 컴퓨터를 많이 사용할 꺼예요. 요즘은 문자 메세지 보내는 속도도 아주 빨라졌어요."

그래선지 여경이 수철과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교통사고를 낸 뒤 핸드폰의 문자 메시지로 의사를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황수정이 맡은 여경은 남동생 때문에 말을 잃게 되는 등 남아선호사상의 실질적 피해자다. 실제로 세 살 차이 나는 남동생이 있는 그녀는 "부모님이 남동생을 더 편애하나?"라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지 않았다며 "그런 경험이 '엄마야 누나야'에서도 어느 정도 반영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험을 연기로 연결시키려는 그의 모습이 진지해 보였다.

오현주<동아닷컴 기자>vivid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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