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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0월 12일 1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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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3일 서울 남산 애니메이션센터 상영관에서 열리는 ‘2000 서울 프리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는 일본 장편 및 한국과 중국의 단편 애니메이션 32편을 무료로 불 수 있다. 이 영화제 큐레이터인 박인하씨가 추천하는 세 작품을 소개한다.
◇청의 6호◇ 오자와 사토루의 60년대 해양모험 만화가 원작. 육지가 포화상태를 이루자 바다 개발이 본격화된다. 세계 각국은 바다 세계의 치안과 환경보호를 담당할 국제 조직 ‘청(靑)’을 조직한다. 어느날 천재 과학자 존 다이크가 청에 반기를 들고 인류 말살을 선언한 뒤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탄생시킨 생체 병기를 이용해 대도시를 파괴하고 10억명의 인류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청의 태평양 함대와 대서양 함대는 인류의 생존을 걸고 남극에 있는 존 다이크의 기지를 침공하는데…. 선악의 대결에 초점을 맞춘 원작만화와는 달리 애니메이션에는 선과 악의 모호함, 생명체에 대한 외경, 상호 이해의 소중함 등 세기말적인 분위기가 녹아있다.
◇투 하트◇ 같은 이름의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TV 애니메이션으로 바꿨다. 게임은 미소녀와의 연애에 성공하는 것이 주목적이지만 애니메이션은 사춘기 여고생들의 풋풋한 사랑과 애틋함을 담고 있다.
주인공 아카리는 어린시절 소꿉친구인 히로유키를 좋아하지만 아직 고백을 못했다. 또 아카리의 친구 시호, 부자집 딸 세리카, 킥복싱 소녀 아오이 등도 히로유키를 좋아한다. 아카리는 히로유키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기 위해 애쓰는데….
◇카이트◇ ‘섹스’와 ‘폭력’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그렇지만 최근 국내에서 개봉된 ‘무사 쥬베이’처럼 하드고어한 분위기 대신 절제된 미학이 돋보이며 감독의 스타일리스트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인다.
부모가 잔인하게 살해되는 장면을 목격한 10대 소녀 사와는 형사 아카이와 함께 살게 된다. 아카이는 사와에게 살인 기술을 가르치고 성체험을 강요한다. 인간에 대한 증오심을 키워나가던 사와는 어른들을 잔인하게 죽이는 전문 킬러가 된다. 그러나 사와는 처지가 비슷한 남자 킬러와 만나면서 차츰 변화를 겪는다.
◇보는 법◇ 무료지만 빈손으로 가면 안된다. 인츠닷컴(www.ints.com)이나 조인스닷컴(www.joins.com)에서 무료 쿠폰을 인쇄해 가야 입장할 수 있다. 한국과 중국 단편 걸작들도 흔히 보기 힘든 작품이므로 봐두는 게 좋을 듯. 02―3455―8484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