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예술의전당 '오페라 페스티벌 2000'

  • 입력 2000년 9월 6일 18시 33분


'피가로의 결혼'
'피가로의 결혼'
가을.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며 오페라 팬들은 행복하다.

예술의 전당 ‘오페라 페스티벌 2000’이 16일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푸치니 ‘토스카’, 베르디 ‘아이다’, 윤이상 ‘심청’ 등 네 개의 오페라를 7주 동안 돌아가며 연속 공연한다. 올 페스티벌의 특징을 간추려본다.

◇ 토스카 100주년

올해는 푸치니 ‘토스카’가 작품 배경인 로마에서 초연된지 100주년을 맞는 해. 작품의 시간적 배경인 나폴레옹의 ‘마렝고 전투’로부터는 200주년이 된다.

이를 기념해 로마 뉴욕 워싱턴 빈 베를린 등 세계 주요도시가 경쟁하듯 새 밀레니엄의 ‘토스카’를 무대에 올리고 있다. 올해 ‘토스카’ 공연 종합정보 인터넷 홈페이지인 ‘2000 Toscas’ (www.toscasrome.2000)는 주목할만한 공연 중 하나로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의 공연을 메뉴에 올려놓았다.

‘토스카’는 오페라가수인 주인공 토스카가 정치적 음모에 휘말린 애인 카바라도시를 구하려다 경시총감 스카르피아를 살해한 뒤 죽음을 맞는다는 여주인공 위주의 전형적 ‘프리마 돈나 오페라’.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이탈리아의 여성지휘자 엘리자베타 마스키오와 한국의 여성연출가 이소영이 호흡을 맞춰 무대의 ‘여성천하’가 펼쳐진다. 이소영은 “기존의 ‘토스카’가 강한 여성의 이미지를 강조했지만 이번에는 상처받고 찢기기 쉬운 토스카의 고유한 여성성을 강조하겠다” 고 연출의도를 밝힌다.

◇ 다국적 스탭·캐스트

기술감독 루돌프 퀵(독일), 음악코치 폴 위니 그리피스(영국), 무대디자이너 찰스 데이비드 히긴스(미국), 조명디자이너 앨런 화이트(미국)등 세계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무대의 명인들이 작품제작 초기단계부터 꼼꼼하고 세심한 지도를 펼쳤다.

윤이상 ‘심청’을 지휘할 스위스의 프란시스 트라비스는 윤이상의 친구이자 음악적 동지로 널리 알려진 인물. ‘일곱 개의 악기를 위한 음악’ 등 윤이상의 작품을 전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으며 덴마크 코펜하겐 페스티벌 등 유럽 각국 음악축제에서 바하 베토벤 말러 음악의 탁월한 해석가이자 현대음악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문호근 예술의전당 예술감독 등 제작진은 이탈리아 중국 등지에서 현지 오디션을 실시, 토스카역의 라우라 니쿨레스쿠 (루마니아) 등 주연급 성악진을 ‘모셔오기’도 했다. 특히 주목되는 인물은 ‘토스카’의 남주인공 카바라도시 역을 맡은 중국의 워렌 목. 문호근감독은 “성량과 표현력에서 단연 돋보이는 탁월한 가수”라고 그를 소개했다.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와 빈 음악축제 등을 무대로 활발히 활동중이다.

◇ 눈길가는 출연자

한국인 가수 중 단연 주목되는 인물은 ‘피가로의 결혼’ 타이틀 롤인 피가로로 출연하는 베이스 연광철. 독일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에 고정 출연하면서 독일 바이로이트 바그너 음악축제에 매년 출연하는 유럽 오페라계의 중추적 가수다. 깊고 중후하며 탄탄하게 울리는 그의 음성이 기지로 가득찬 ‘피가로’에 어떻게 어울릴지 관심거리다. ‘아이다’ 남성주연 라다메스 장군 역을 맡는 한국형 드라마틱 테너의 간판 김남두·김영환의 기량대결도 눈길을 모은다.

신인급으로는 1999년 아라갈 콩쿠르 1등 수상자인 배재철(‘토스카’ 카바라도시역), 거침없고 시원한 소리를 쏟아내는 이하영(‘심청’ 주연), 독일 라이프치히 오페라극장 솔리스트로 풍부한 성량을 선보이는 강순원(‘피가로의 결혼’ 주연), 희생적이고 섬세한 ‘토스카’를 연기할 이지은 등에 주목할 만 하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 공연가이드

티켓가격은 2만∼7만원(피가로의 결혼, 토스카) 2만∼10만원(아이다) 2만∼5만원(심청)으로 다양. 15일 이전 예매자에겐 30%를 할인해 준다.

매주 화요일 공연은 1만∼3만원으로 특별할인된다. 공연일 낮 12시반에는 오페라극장 1층 매표소에서 데이티켓 (5000원) 100장이 발매된다.

극장 뒤를 돌며 출연진 제작진 들과 대화를 나누고 연습 및 제작과정을 견학하는 ‘백스테이지 투어’도 마련된다. 신청요령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http://www.sac.or.kr)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

공연종료 4일전인 10월19일에는 원로 성악인 오현명이 꾸미는 ‘오페라 아리아의 밤’ 콘서트가 열린다.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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