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허준' 종영뒤 흥청망청…CD롬 100만개 무료배포

  • 입력 2000년 6월 28일 19시 18분


‘허준’의 끝은 흥청망청?

공영방송을 자부하는 MBC가 27일 끝난 드라마 ‘허준’의 영광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채 ‘눈먼 사랑’을 보이고 있다.

MBC는 이날 “‘허준’ 종영에 때맞춰 드라마 관련 CD롬 100만장을 제작, 무료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100만장 중 20만장은 MBC가, 80만장은 협찬사인 SK가 배포할 예정.

CD롬 100만개의 제작비용만 해도 약 10억원. 비용은 전액 SK가 부담했다. SK측은 “제작 및 프로모션, 배급비용 등을 합하면 이보다 더 들었다”고 밝혔다. 총액은 대외비지만 약 20억원으로 알려졌다

대신 MBC는 20만장의 배포 비용과 TV 20회, 라디오 50회의 스폿광고를 내보내기로 했다.

방송을 통한 ‘자화자찬’도 정도를 넘어서 ‘전파낭비’ 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MBC는 27일 밤9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허준’ 최종회 안내와 함께 “‘허준’은 말 그대로 국민드라마였다”며 “사극 사상 최고인 63.5%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8번이나 60%를 넘고 50%를 넘은 것도 36번”이라고 자랑했다. 또 “구치소들도 재소자의 교화에 도움이 된다며 ‘허준’ 시청을 허용했다”며 “‘허준’의 파장은 종영 후에도 오랫동안 계속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MBC는 종영 일주일 후인 다음달 3, 4일, 2부작 특집쇼 ‘허준-그 찬란한 영광’을 내보내고 제작 뒷이야기와 NG모음, 퀴즈, ‘허준’ 연출자를 다룬 미니다큐 등을 2시간동안 방영한다.

제작팀 ‘뒤풀이’도 전례없이 성대하다.

MBC는 다음달 8일부터 4박5일간 연출진과 연기자 등 120명을 태국 푸켓으로 ‘포상 휴가’를 보내주기로 했다. MBC가 이처럼 제작팀을 배려한 것은 처음. 이를 위해 MBC는 1억원정도를 지출했다.

푸켓여행과는 별도로 29일 밤에는 한의사협회등 외빈까지 초청, 여의도 63빌딩 코스모스홀에서 200여명이 참석하는 성대한 ‘쫑파티’를 연다.

이에 대해 한 일선 PD는 “아무리 ‘허준’이 기록적인 시청률을 보였고 MBC의 이미지를 높였다고 해도 너무 심한 감이 있다”며 “‘허준’은 떠났는데도 MBC가 ‘허준’의 허상에 사로잡혀 아직도 ‘허준’을 떠나보내지 못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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