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할리우드에선]'부모후광'덕보는 스크린의 2세들

  • 입력 2000년 5월 8일 19시 47분


지연이나 혈연 등 연고주의에 따른 등용을 의미하는 ‘네포티즘(Nepotism)’. 할리우드에도 이런 게 있을까?

인터넷 매거진인 ‘Hollywood.com’은 ‘대부’ 시리즈로 유명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 소피아가 연출한 ‘The Virgin Suicides’가 최근 개봉되자 네포티즘에 관한 흥미로운 분석을 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할리우드를 포함한 영화계에도 ‘귀족’ 성(姓)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 외에도 존 휴스턴 감독의 딸인 안젤리카 휴스턴 감독, 데이빗 린치 감독의 딸인 제니퍼 린치 감독 등이 꼽혔다.

두 거장의 딸인 안젤리카와 제니퍼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현재 2세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연기 쪽에서는 올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안젤리나 졸리가 대표적인 2세 연기자. 1978년 ‘귀향’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존 보이트가 그의 아버지. 또 지난해 ‘세익스피어 인 러브’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기네스 팰트로는 유력한 영화 제작자이자 연출가인 블라이드 대너를 아버지로 두고 있다.

이 잡지는 2세들의 능력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후광’ 효과는 부인할 수 없는 게 아니냐며 조심스럽게 꼬집었다. 실제 70년대 다섯 자매의 자살 사건을 그린 소설을 원작으로 한 ‘The Virgin…’은 이미 비평에서 압도적인 호평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 잡지는 뛰어난 연기자가 뛰어난 2세 연기자를 배출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뛰어난 감독이 뛰어난 2세 감독을 탄생시킨 경우는 드물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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