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작가 TV드라마 원작료 갈등

  • 입력 2000년 3월 21일 19시 58분


작가 S씨는 최근 자신의 단편소설을 드라마화하겠다는 방송사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유는 두가지였다. 너무 촉박하게 일정이 진행돼 완성도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과, 원작료가 납득할 만한 수준에 못 미친다는 것. 작가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몇 년째 드라마 원작료가 같은 금액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 작가의 작품을 드라마화할 경우 원작료는 얼마가 될까? MBC ‘베스트 극장’, KBS ‘일요 베스트’ 경우 단편소설에 100만원 안팎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총 제작비는 4000만원 이상. 작품의 기본 골격을 제공한 데 대한 보상이 2% 남짓이다. 중편소설의 경우 작가의 ‘노고’를 감안해 200만원 이상의 원작료가 지급되는 경우도 있다. 단막극이 아닌 미니시리즈 경우는 최고 1000만원선이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경우이던 작가의 공헌도에 비해 원작료가 턱없이 작다는 것이 문단의 견해다.

지난해 드라마화 제안을 거부한 한 작가는 “돈 몇푼 더 받자는 게 아니다. 협의에 있어 작가는 항상 약자의 편에서 끌려간다는 것이 서글펐다”며 작가들이 공동으로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방송사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한 드라마 제작 PD는 ‘100장 남짓한 단편 하나를 문예지에 실을 경우 50만원 안팎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작품 전체를 책임지는 댓가로 그정도 금액을 받는다면, 이를 각색 이용하는 데 대한 사례는 오히려 더 적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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