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카이스트' 방송1돌… 꿈-열정의 청춘드라마

  • 입력 2000년 1월 24일 18시 34분


코멘트
‘그것이 알고싶다’와 함께 상업방송 SBS 프로그램 중 ‘가장 비(非) SBS적인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일요 시추에이션 드라마 ‘카이스트’(밤9·55)가 23일로 방송 1주년을 맞았다.

카이스트라는 학교를 배경으로 국내 굴지의 기업체들이 제작지원을 해온 ‘카이스트’는 방송 초기 본격 산학협동 드라마라는 ‘의의’에 초점이 맞춰졌었다. 하지만 극본을 맡은 송지나의 6개월여에 걸친 치밀한 작업 덕분에 이 드라마는 젊은이들의 고뇌에 사랑 이야기가 적절하게 뒤섞인 청춘드라마로 자리 잡아갔다.

드라마로서 ‘카이스트’의 가장 큰 장점은 뚜렷한 극중 캐릭터가 빚어내는 아기자기한 이야기라는 데 있었다. 주인공인 민재(이민우 분)와 정태(김정현)를 중심으로, 코믹 캐릭터를 담당해 온 만수 자현 마이클, 또 지원을 중심으로 한 아웃사이더 등이 그 축을 담당했다. 이 구도에서 제작진은 때로는 지원-민재-정태의 삼각관계를, 때로는 로봇축구대회 등 카이스트를 무대로 연출할 수 있는 젊은 과학도들의 치열함을 엮어낼 수 있었다.

이런 치밀한 구도 아래 평균 연령 23세 미만인 젊은 연기자들은 내재된 연기력을 발산하면서 스타들로 도약했다.

아역 출신인 이민우와 김정현은 본격적인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하면서 각종 미니시리즈에 주연급으로 캐스팅됐다.

중도 하차했지만 특유의 발랄함을 선보였던 채림은 이 드라마에서 갈고 닦은 순발력으로 MBC ‘사랑해 당신을’을 통해 톱스타의 위치를 굳혔다. 지원 역의 이은주는 특유의 어름장 같은 도도함으로 최근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는 행운을 안았다.

최근 ‘카이스트’는 청춘드라마로서의 ‘장점’을 벗어던지고 ‘자아를 찾아가는 젊은이의 갈등과 극복’으로 무게가 옮겨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앞으로 전개될 민재와 경진(강성연)의 사랑 이야기의 반영 비율이 ‘카이스트’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