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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30일 1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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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리’는 10배 이상의 제작비를 들인 할리우드 대형 영화들의 역대 국내 흥행기록을 모두 깨면서 서울에서 243만명(전국 579만명)의 관객을 끌었다. 15세 이상 관람가인 이 영화를 대상층 5,6명 가운데 한 명은 본 셈이다.
‘쉬리 신드롬’은 한국영화라면 무조건 안보던 사람들, 1년에 한 번도 극장을 찾지 않는 사람들의 발길까지도 극장으로 돌려 놓았다.
한국영화 사상 최고인 130만 달러에 일본으로 수출된 ‘쉬리’는 새해 1월22일 일본 전국 150여 극장에서 동시 개봉된다. 한국영화의 대규모 해외개봉은 처음이다.
동아일보사는 ‘문화의 세기’인 21세기를 앞두고 복합 문화상품인 영화의 사회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해 보여준 ‘쉬리’의 강제규(姜帝圭·37)감독을 99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강감독은 “영화인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해줘 기쁘다”면서 “한국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보다 못하다는 우리 관객의 집단적 콤플렉스를 해소해 준 것이 ‘쉬리’의 성공 요인”이라고 자평했다.
실제로 몇몇 극장에서 “조국영화 만세!”라는 근대화시기의 구호같은 함성이 터져나오게 한 요인은 이 영화가 관객에 전달한 자신감과 통쾌함이다.
‘쉬리’는 강감독의 두번째 영화. 84년 영화현장에 뛰어든 그는 96년 데뷔작인 ‘은행나무 침대’를 만들기까지 10년 이상 조감독과 시나리오작가 등의 일을 해왔다.
‘은행나무 침대’의 속편인 ‘단적비연’을 제작 중인 그는 ‘쉬리’는 목표지점을 향한 중간단계일 뿐이라고 말한다.
“우리 인력이 주축이 돼 만든 영화로 세계 영화시장을 석권하는 일이 최종 목표입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