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야하거나 日작품이면…" 관객 몰려

  • 입력 1999년 10월 21일 19시 10분


부산국제영화제는 젊은이들의 영화제다. 노년층 관객들이 많은 외국의 영화제들과 비교해보면 20대 관객이 대거 몰리는 부산영화제의 풍경은 보기 드문 경우다.

이런 특징은 영화제를 활기있게 만들기도 하지만, 국내 영화 문화가 그만큼 얄팍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일본영화는 내용과 상관없이 거의 매진되고, 영화제 주변에서 “야하다고 소문난 한국영화 ‘거짓말’과 ‘돈오’가 올해 부산의 최대 화제작”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관객들의 관심은 특정 영화에 집중됐다.

○…영화 상영후 ‘관객과의 대화’가 예고없이 취소되거나 필름이 뒤집힌 채로 상영되고, 도중에 갑자기 영화 상영이 중단되는 등 미숙한 진행으로 인한 사고도 곧잘 터져 나왔다. 또 중구 남포동 PIFF광장 간이무대에서 열리는 ‘관객과의 대화’시간에도 18일에는 감독들이 오지 않았고, 19일에는 행사 도중 마이크가 꺼져버리는 사고들이 발생.

마산에서 영화를 보러 온 대학생 이미화씨(21)는 “영화 상영을 제외하곤 즐길 만한 이벤트가 없고, 외국영화들도 자막 번역이엉성해 답답했다”고 한 마디.

○…영화제 7일째인 20일 오후6시까지 팔린 표는 모두 15만7000장. 지난해 같은 기간(19만4800장)과 비교하면 적지만 올해 예매기간이 지난해보다 5일 짧았던 것에 비하면 부산영화제에 쏠린 관객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은 편.

○…부산을 영화의 도시로 만들기 위한 영화제작 지원기구가 출범한다.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부산에서 촬영하는 영화의 제작 지원 시스템을 갖춘 ‘부산영상위원회’를 설립해 내년에 영화 10편의 제작을 지원할 계획.

〈부산〓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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