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조성모 콘서트 들러리가 설쳐 ‘맥빠진 공연’

  • 입력 1999년 10월 19일 20시 09분


가수 조성모는 여러 얼굴을 지녔다. 그 가운데 눈물을 쏟아낼 것만 같은 표정이 일품이다. 여기에 재기 발랄하고 해맑은 미소가 더해진다. 두 번이나 앨범 판매 100만 장을 간단히 넘어선데는 이같은 매력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16일 밤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렸던 조성모 콘서트는 그런 흡인력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자리였다. 히트곡 ‘To Heaven’과 ‘후회’로 분위기를 잡은 뒤 ‘불멸의 사랑’‘슬픈 영혼식’ 등 발라드를 비롯해 신나는 로큰롤 메들리로 객석을 휘어잡았다.

아쉬운 대목도 있었다. 콘서트 중간에 신인 가수들이 네 팀이나 나왔다. 이들은 모두 8곡을 부르며 무대를 ‘신인 홍보 마당’으로 바꿔버려 조성모의 노래와 모습을 기대한 팬들은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다.

또 ‘슬픈 영혼식’의 뮤직비디오 내용이 너무 자주 나와 식상한 느낌을 주었고, 조성모가 출연한 KBS2TV ‘출발 드림팀’의 비디오가 30여분 방영돼 팬들을 속상하게 했다. 그는 또 노래 중간의 인사말이나 독백도 “사랑해요. 잘있었니” 등 거의 비슷한 말만 되풀이해 유치한 느낌도 주었다.

결국 콘서트의 기획과 진행이 조성모의 매력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했다.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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