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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5월 12일 2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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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방송국에 출근한 직원들은 “이번 사태로 한국방송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며 “관계자들에 대한 엄정한 사법처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화방송 노성대사장도 “이같은 비상사태가 발생한데 대해 사원들에게 유감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 어떤 부당한 압력과 폭력에도 굴하지 않고 방송의 사명을 다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
○…문화방송측은 만민중앙성결교회의 이재록(李載祿)목사와 경찰에 연행된 6명의 주동자를 형사고발하는 한편 파손된 시설 등에대한 피해조사를 통해 교회측을 상대로 가까운 시일내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결정.
민사소송으로는 △폭행당한 직원의 치료비 및 위자료 △해당방송시간 광고손실분(약 1억2천2백47만원) △시설 장비파손액 10억∼30억원선의 피해보상을 청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제2의 난입사태’에 대비, 문화방송 사옥에 7백50여명의 경찰을 배치해 건물 내부로 통하는 모든 출입구에서 출입자들의 신분과 휴대품을 검사하는 검문검색을 강화.
○…구로구 구로동에 자리잡은 만민중앙성결교회에서는 이날 오전 10시반경 평소와 다름없이 신도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부흥회 예배를 진행. 오전 9시반경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신도들은 단상에서 춤을 추며 분위기를 띄우는 30여명의 응원단에 맞춰 흥겹게 몸을 흔들며 찬송가를 부르는 모습.
○…시민 언론 종교단체들은 12일 문화방송의 PD수첩 방영중단 사태와 관련, 성명을 내고 방송을 방해한 만민중앙성결교회 신도들에 대한 엄중한 사법처리와 재발방지대책을 정부에 요구했다.
경실련은 이날 성명에서 “문화방송이 법원의 결정대로 신도들의 성추문 부분을 삭제한 뒤 방영에 들어갔음에도 폭력으로 방송을 방해한 것은 법치주의사회에서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정부는 이들을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하는 한편 언론사 등 공공기간산업의 경비태세를 총점검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만민중앙성결교회 신도 2천여명이 방송내용에 불만을 품고 11일 밤 문화방송에 난입해 방송이 중단되는 방송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
이날 오후 11시부터 문화방송은 ‘이단 파문 이재록목사―목자님 우리 목자님’이란 제목으로 ‘PD수첩’을 방영중이었으며 이 교회 신도들은 프로그램 내용이 “교회측에 반감을 품은 일부 교인들의 주장만을 담고 있다”며 문화방송으로 몰려가 주조정실 등에 난입해 방송송출을 방해했다.
이로 인해 방송시작 15분만인 오후 11시15분 방송이 중단되고 그뒤 동물다큐멘터리 화면과 이 프로그램의 화면이 다섯차례에 걸쳐 번갈아 방영되는 파행방송이 45분경까지 계속됐다.
〈이현두·윤상호·이헌진기자〉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