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3사「밀레니엄 프로」경쟁…오락겸비 교양물 인기

  • 입력 1999년 3월 1일 20시 04분


1900년대의 마지막 해를 맞아 한 세기를 정리하는 ‘밀레니엄 프로’가 최근 방송가에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 1백년간 우리 삶과 문화의 변화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담으면서 적절한 오락성을 곁들여 ‘인포테인먼트(Information+Entertainment)’를 추구하는 것이 이들 프로의 공통점.

KBS 1TV는 지난해 10월 ‘20세기 한국톱10’(일 오전11시)으로 일찌감치 ‘세기말 프로’를 시작했다.

제목대로 세기의 명판결, 애연가가 뽑은 담배10걸, 스포츠 명장면 등 당시 사회문화를 다각도로 반영하는 아이템을 통해 1백년의 한국사회를 돌아보고 있다. 시청률도 꾸준히 10%를 유지, 편당 1천만원 이하의 저렴한 비용으로 제작하는 외주프로로는 ‘효자 프로’라는 평이다.

이 프로가 ‘손익분기점’이상의 시청률로 검증되자 MBC와 SBS도 유사프로 제작에 나섰다.

MBC는 지난달 26일부터 ‘한국 1백년, 우리는 이렇게 살았다’(금 밤11·15)를 내보내고 있다.

SBS가 지난달 28일부터 마련한 ‘밀레니엄 특급’(일 오후7시)도 마찬가지 형식.

이같이 ‘밀레니엄 프로’가 유행하는 것은 한세기를 정리한다는 의미 외에도 다양한 제작의 묘미를 살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순위의 미학. ‘20세기…’처럼 아예 10걸을 선정하는 경우는 물론 아이템을 정리하면서 자연스레 뒤따르는 순위매김이 시청자의 눈길을 잡아끄는데 유리하다. 시청자들은 아무래도 ‘무엇이 1등이냐’에 관심을 갖기 때문.

또 편성비율에는 ‘교양프로’로 분류되면서도 오락성을 적절히 가미, 시청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갖가지 에피소드를 드라마로 재연해 보여주거나 오락프로에서 흔히 쓰는 실험기법을 도입하는 것이 그 예.

한편 EBS는 방송3사와 달리 정치 경제 의학 등 한세기에 걸친 변화와 그 영향을 진지하게 점검하는 해외 다큐멘터리 ‘다시보는 20세기’(목 밤8시)를 4일부터 방영한다. 첫회는 20세기 의학사를 되짚는 ‘의학의 신기원’. 페스트의 극복부터 당뇨병의 치료까지 의학의발달사를소개한다.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