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수업받는 야생 까마귀…영화「이재수의 난」 출연

  • 입력 1998년 11월 12일 19시 30분


제주의 야생 까마귀 7마리가 영화 출연을 앞두고 ‘연기수업’을 받고 있다.

연기지도자는 새 전문조련사인 호주의 피터 그레이(34). 지난달 20일부터 제주 남제주군 표선면 성읍리 ‘늘푸른 레저타운’에서 하루 7시간씩 비행과 착지(着地)훈련을 시키고 있다. 까마귀가 사람의 팔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수없이 반복된다.

까마귀가 등장하는 영화는 현기영씨의 소설 ‘변방에 우짖는 새’를 원작으로 한 ‘이재수의 난’. 1901년 제주 민란(民亂)을 주도한 20대 청년 이재수의 비극적 사랑과 죽음을 그리게 된다. 감독은 박광수씨.

이영화에서까마귀는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전령’의 역할을 맡는다. 호주 동물프로덕션에서활동하고있는그레이는 영화사 ‘기획시대’의 초청으로 까마귀 조련에 나섰다. 그는 휘파람과 손짓, 먹이 등으로 까마귀를 ‘통제’하고 있다.

그레이는 “6주간의 조련이 끝나면 감독이 까마귀의 눈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영화의 이재수 역에는 이정재씨, 여주인공으로는 심은하씨가 캐스팅됐으며 13일 북제주군 구좌읍 아부오름에서 제작발표회를 갖고 촬영에 들어간다.

〈제주〓임재영기자〉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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