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10월극장가 썰렁…지난주말 관객수 올 최저

  • 입력 1998년 10월 27일 19시 36분


극장가에 찬바람이 분다. 성수기에는 잘 감지되지 않던 불황의 한파가 10월말 비수기를 맞아 거세게 불어닥쳤다.

할리우드 대작들과 화제의 영화 5편이 동시에 개봉한 지난 주말 서울 극장가는 매진된 영화가 없다시피할 정도로 썰렁했다. 주말 관객수도 올들어 거의 최저치에 가까웠다.

지난 주말 서울지역 개봉관 총 관객수는 15만2천여명. 바로 전 주말(17,18일)의 관객수가 모두 17만6천여명, 이달초 사흘간 추석연휴때는 51만2천여명이었던 것에 비한다면 크게 줄어든 것.

개봉작 가운데 유일하게 관객몰이에 성공한 영화는 짐 캐리 주연의 ‘트루먼쇼’.

5만여명의 관객을 동원, 체면치레를 했다. 관객동원 2위는 할리우드 액션영화 ‘네고시에이터’.

4만명은 무난히 넘을 거라던 예상을 깨고 2만5천여명을 불러모으는데 그쳤다.

바로 전 주말만 해도 2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6편이나 됐으나 지난 주에는 ‘트루먼쇼’와 ‘네고시에이터’ 2편에 불과했다.

나머지 개봉작들의 관객수는 ‘데스퍼레이트’가 1만6천여명, ‘로리타’가 6천명, 대한극장 한 곳에서만 튼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4천명.

이밖에 개봉 2주째를 맞는 ‘퍼펙트 머더’를 1만9천여명이 관람했고 한국영화 ‘정사’에 1만9천명, ‘처녀들의 저녁식사’에 1만3천명의 관객이 각각 들었다.

원래 극장가에서 10월 하순이 ‘최악의 시기’이긴 하다.

주말에 극장대신 단풍놀이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고 대학 중간고사가 겹쳐 영화계 입장에서 보면 ‘악재란 악재는 다 몰려오기’ 때문.

그러나 올해의 경우는 예년과 비교해보아도 그 정도가 심한 편.

영화기획 홍보사인 올댓 시네마의 심영 실장은 “96,97년 잇따라 10월말에 관객이 꾸준히 들어 극장가에 이제 비수기가 없어진 것 아니냐는 예측이 많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유례없는 취업난 등 불황의 영향이 ‘너도나도 극장에 가는’성수기에는 표가 나질 않았지만 비수기를 맞아 유독 두드러지는 것 같다”는 분석.

이 때문에 ‘개미’‘블레이드’‘빅 히트’ 등 다음달 7일로 개봉일을 잡은 할리우드 영화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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