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잔치는 안끝났다』…채시라-최진실 어느새 30세

  • 입력 1998년 4월 28일 07시 09분


이승연 채시라 최진실 홍리나(가나다순).

한창 인기를 누리고 있는 톱클래스 여배우다. 하지만 ‘만인의 연인’을 자처하는 이들의 젊음에 속지말라.

넷 모두 68년생 원숭이띠, 올해 만30세다.

여자 나이 서른. 불현듯 착잡해지는 나이다. 공자는 논어(論語)에서 ‘서른에 이립(而立), 즉 마음이 도덕 위에 확고히 서서 뜻을 세웠다’고 했지만 서른고개를 넘어가는 여심(女心)은 흔들리게 마련.

특히 미모가 최대의 자산인 여자 연기자에게 서른은 더더욱 ‘깔딱고개’일 수밖에. 꽃은 시들고 변덕심한 시청자들의 코는 전자파에 실려오는 새향기쪽을 더듬게 마련.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하지 않던가.

하지만 ‘서른 잔치는 안끝났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서른고개 감회는 어떨까.

홍리나. “친구들도 나이 서른이 되면서 많이 우울해 하더군요. 저는 작년에 사고(촬영중 북한산에서 추락)를 당해 좀 경황없이 서른을 맞았어요. 나이에 대한 특별한 불안감은 없지만 노처녀라는 느낌은 정말 실감나요.”

반면 스튜어디스 생활을 하다 20대 중반에 데뷔한 이승연은 대뜸 “서른이 됐다는데 대해 전혀 개의치 않고 산다”고 말한다.

“저는 20대 초반부터 오로지 마흔만 바라봤어요. 나이 마흔의 이승연이 아등바등하고 있을까, 아니면 (물질적 풍요여부와 관계없이)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삶의 관록을 누리는 모습일까를 생각했지요.”

한동안 ‘최진실은 갔다’는 소리를 듣다가 최근 영화 ‘편지’,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히트로 다시 일어선 최진실. 23일 ‘그대…’의 쫑파티장에서 “나이 먹는 걸 느껴요. 앞으로 배역도 계속 나이 많은 쪽으로 흘러갈까봐 두렵기도 하고. 사실 몸이 말을 잘 안들을 때도 있어요”라며 한숨을 쉰다.

사실 서른은 ‘노처녀’란 표현에 더이상 저항하기 힘들게 만드는 나이. 홍리나는 “예전엔 일에 조금이라도 지장이 있을 것 같으면 소개팅이나 선을 안봤는데 앞으론 그런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라고 말한다.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솔직히 말하는 이승연은 “결혼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며 “40세에 결혼해도 신혼은 신혼이잖아요?”라고 반문한다. 채시라는 평소 “몇년전엔 남들이 결혼한다고 할 때 조금 초조한 마음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점점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고 말해왔다.

변진섭과의 결혼설 등으로 시끄러웠던 최진실은 “나이도 찼고 결혼하고는 싶은데 아직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라며 말꼬리를 흐린다.

그런데 막상 30대가 되니까 20대때는 예상못했던 즐거움이 더 많아졌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많다. 연예인들도 마찬가지.

“요즘엔 마음에 더 여유가 생겼고 조급함이 없어졌어요.”(홍리나)

“인생이 원숙해지는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이승연)

남자들은 배가 나오고, 주부들은 몸매가 변하기 시작하는 30대의 문턱. 스타들은 어떨까?

“몸매요? 전혀 변화 없어요.”(이승연)

“20대초반보다 후반에 더 몸매가 예뻐졌어요.”(홍리나).

그 비결은 뭘까. 홍리나는 “저녁엔 밥을 조금 먹고 사고나기 전엔 동네수영장에서 꾸준히 몸매를 다듬었다”고 말한다. 원래 운동을 싫어한다는 이승연도 넉달 전에 러닝머신을 사다놓았단다.

하지만 이같은 외모에의 투자보다는 “철저한 프로정신”이 이들이 꾸준히 인기를 누리는 비결이라고 방송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꾸밈없고 솔직한 프로다.”(이승연에 대한 평판)

“일에 관해선 자신감 넘치면서도 대인관계는 겸손하다.”(채시라〃)

“30대에 접어들었는데도 앙증맞은 이미지를 잃지 않는다.”(최진실〃)

“예의 바르고 연습벌레다.”(홍리나〃)

〈이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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