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극 눈물의 여왕/인터뷰]상구아저씨역 배삼룡

  • 입력 1998년 4월 6일 08시 34분


“오랜만에 후배들과 함께 무대에 서니 힘든 줄은 모르겠고 그저 즐겁기만 합니다.”

원로 희극인 배삼룡(72). 함께 무대에 서는 김영준 원희옥과 함께 전성기 백조가극단을 따라 조선팔도를 누볐던 그는 이번 공연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그가 무대감독 상구아저씨를 맡아 ‘젊은 배삼룡’역의 정규수에게 특유의 ‘개다리춤’을 가르치는 대목, 객석에서는 박수와 폭소가 터진다.

지난 1월 출연제의를 받았을 때 그는 연출자에게 한가지를 다짐 받았다.‘변사조’ 말투는 절대로 쓰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옛날 악극단 출신이 제일 싫어하는 게 뭔지 아세요. 일부러 변사조의 말투를 만들어서 하는 거예요. 무성영화 시절의 변사 이외에는 배우들 누구도 ‘그리하였던 것이었었다’식의 대사를 구사하지 않았어요. 언제부턴가 옛날 악극단 배우들은 모두 그렇게 얘기했던 걸로 오해하는데 그 시절 우린 요즘 배우들만큼이나 아주 자연스럽게 연기했답니다.” 이번 공연의 극중극에서는 젊은 시절 배삼룡(정규수)이 막간 사회자 노릇을 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한번 막이 올라가면 일절 설명없이 오직 ‘연기로만 말했다’는 것이 배씨의 고증.

“그때 배우들은 모두 노래도 하고 연기도 하고 춤도 추고 1인2,3역을 했어요. 그걸 다 못하면 배겨낼 수가 없었지.”

〈정은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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