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떠나자,고래 찾으러…EBS 「한국의 고래…」방영

  • 입력 1997년 12월 13일 08시 15분


고요한 바다에서 평화롭게 떠다니고 있다가 느닷없이 좌우 10리, 폭 1백m의 무리를 이룬 돌고래떼와 만난다면 느낌이 어떨까. 최근 동해를 「포화 상태」로 만들고 있는 고래들의 실태가 14일 EBS스페셜 「한국의 고래를 찾아서」(오후7.10)에서 보고된다. 이 영상보고서의 흥미로운 대목은 뇌음파와 물거품을 이용한 고래의 먹이사냥 장면이다. 과천대공원에서 볼 수 있는 병코 돌고래는 뇌에서 쏜 초음파가 먹이에 반사돼 돌아오면 목구멍 속에 있는 귀로 이를 「듣는다」. 30m 앞의 3㎝크기 물체를 파악하는 수준. 먹이에 접근한 돌고래가 따닥따닥 소리를 내면 두려움에 질린 작은 고기들은 큰 무리로 뭉친다. 돌고래는 물속에선 먹지를 못하므로 코로 물거품을 뿜어낸다. 거품에 갇힌 작은 고기들이 수면으로 떠올라가면 그때서야 고래는 차례차례 잡아먹는다. 무차별 남획으로 멸종위기에 있던 고래들은 포획중지조치 덕분에 엄청나게 숫자가 늘어났다. 그러나 증가해도 문제다. 올봄부터 5개월간 동해 남해를 헤집고 다닌 연출자 김주홍씨는 『어민들의 그물이 엉망이 될 뿐 아니라 오징어를 좋아하는 돌고래들이 한번 지나가고 나면 오징어 어선들은 밤새 허탕만 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래 사태」속에서도 20여년째 찾아볼 수 없는 천연기념물 귀신고래는 이번 탐사에서도 발견 못했다. 〈권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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