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공중파 드라마 『재탕 예사』

  • 입력 1997년 6월 24일 19시 52분


케이블 TV는 공중파 드라마의 「재탕」 경연장인가. 「별은 내 가슴에」 「의가형제」 「목욕탕집 남자들」 「형제의 강」등 TV 3사를 통해 방영됐던 드라마 20여편이 케이블의 일부 채널을 점령하고 있다. 오락채널 현대방송(채널19)은 비교적 최근에 방영을 마친 「별은…」외에도 「아파트」 「1.5」 「화려한 휴가」 등 7편의 드라마를 방영하고 있다. 드라마 걸작선이나 이런저런 제목을 붙인 단막극을 포함하면 공중파 드라마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진다. 유일한 드라마 전문채널을 내세우는 드라마 넷(채널36)의 사정은 심각한 수준. 소유주가 39쇼핑으로 바뀐 이 채널은 95년 출범이후 아직 한편의 드라마도 자체제작하지 못했다. 반면 공중파 TV나 외화 등 값싼 드라마의 수입을 통해 방영 시간을 때우고 있는 실정. 「친애하는 기타 여러분」 「재즈」 「젊은이의 양지」 「엄마의 바다」 「영웅일기」 등 공중파에서도 이미 몇차례 「단물」을 뽑아먹은 드라마들이 재등장한다. 드라마넷측은 『시트콤의 제작을 계획했지만 올해안에 방영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제작비용이 만만치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애인」 「목욕탕집 남자들」 등을 방송하는 동아TV(채널34)와 「이 여자가 사는 법」 「댁의 남편은 어떻습니까」 등을 내보내는 GTV(채널35) 등 「여성전문」채널의 공중파 드라마재탕은 전문성을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잘 알려진 드라마를 통해 시청률을 높이려는 얄팍한 수단 때문에 케이블TV의 전문성에 맞는 프로개발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 일선 제작진의 반발이다. 이에 대해 여성채널측은 『여성문제를 다룬 드라마들은 채널 성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부편성(허가와는 다른 성격의 프로를 방영하는 것) 비율 20%를 지키고 있다』고 애써 강조했다. 〈김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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