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홍기자] 방송3사가 3월3일 6편의 드라마를 동시에 시작하며 「드라마 대전(大戰)」을 벌인다.
밤 8시대의 일일드라마 3편과 오전드라마 3편. 각 사는 초반부터 「강공」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각 사는 8시대의 드라마를 첫날 2회연속 방영하는 파격편성을 준비했다. 또 처음부터 시선을 붙들기 위해 초반에 강한 에피소드들을 설정해 두고 있다.
제작과정에서는 마음에 드는 연기자를 고르느라 타방송사의 전속연기자를 캐스팅, 방송사끼리 마찰이 일어나기도 했다. 각 사는 8시대의 일일드라마 시청률이 높아야 밤 9시 뉴스시청률도 높아진다는 분석때문에 더욱 적극적이다. 8시뉴스를 내보내던 SBS가 이날부터 9시뉴스로 옮기기때문에 사정은 더욱 급하다.
『첫 주안에 터지지 않으면 채널은 돌아간다』며 초반 공세를 주장한 모방송사의 기획안은 비장감마저 느끼게 한다.
3사는 독주하던 KBS1 일일극 「사랑할 때까지」가 3월초 종영함에 따라 그 공백을 차지하기 위해 4월예정의 봄개편을 3월개편으로 앞당길 만큼 서둘렀다는 후문도 있다. 최근 불황의 여파로 방송광고판매율이 떨어진 것도 방송사들의 「시청률높이기」경쟁의 한 요인.
새로 시작하는 8시대 일일드라마는 MBC 「세번째 남자」 KBS1 「정때문에」 SBS 「행복은 우리 가슴에」 등. 「세번째 남자」는 자매의 굴곡많은 인생여정을, 「정때문에」는 가족들의 잔잔한 일상과 갈등을 그리며 SBS 「행복은 우리 가슴에」는 명예퇴직한 아버지를 둘러싼 가족이야기를 펼친다.
KBS와 SBS가 최근 「가정의 위기」에 주목, 가족간의 이야기를 다루는 정통 홈드라마를 내보내는 반면 MBC는 「미니시리즈적」인 극적 구성을 가미해 타방송사와 내용상의 차별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MBC는 「세번째 남자」의 여주인공에 김희애를 캐스팅하려다 KBS 슈퍼탤런트출신인 박상아를 캐스팅, 한때 KBS측과 마찰을 빚었다. SBS도 「행복은 우리 가슴에」를 위해 KBS2 「첫사랑」에서 선보였던 최지우를 데려와 잡음이 있었다.
이날 시작되는 아침드라마는 부모의 불행으로 인해 독신주의를 고집하는 여자의 일생을 그린 MBC 「못 잊어」, 70년대의 역경을 극복하는 오누이 이야기를 다룬 KBS2 「초원의 빛」, 사랑의 상처를 치료해가는 삶의 모습을 그린 SBS 「단한번의 노래」 등이다.
MBC TV제작국장을 지내다 새 드라마 「세번째 남자」로 6년만에 다시 현장 연출을 하게 된 이병훈PD는 최근 방송3사의 치열한 드라마 경쟁열기에 대해 『PD생활 20여년동안 이런 경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