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基太 기자] 「최재성으로 달구고 황신혜와 이승연으로 연결시켜라」.
수목 드라마 상승세를 고조시키기 위한 MBC측의 최근 전략이다. MBC는 그간 고전을 면치 못하던 수목 드라마가 올해 들어 회생 조짐을 보이자 현재 방송되고 있는 「미망」에는 최재성을 투입시키고 황신혜와 이승연이 연기대결을 펼칠 새 드라마 제작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초에 한자릿수 시청률까지 내려갔던 「미망」이 홍리나의 호연과 채시라의 등장으로 시청자 호응도를 서서히 높여나가자 MBC측은 이 드라마의 중후반부를 달굴 태남역에 최재성을 캐스팅하기로 했다. 태남은 머릿방 아씨(홍리나)가 머슴과 통정해 낳은 아들로 태임(채시라)과는 이부(異父) 남매간.
독립운동가 진동영선생을 따라 나선 그는 만주의 독립운동 자금책으로 활약하며 해방 이후 전란까지 파란 많은 우리 역사의 단면을 보여준다. MBC측은 「미망」 호응도가 최근 같은 시간대의 SBS 「형제의 강」에 다가설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고 최재성을 투입, 박진감 넘치는 화면으로 승부를 겨뤄볼 구상을 하고 있다.
이어 5월 중순경부터는 황신혜와 이승연이 출연하는 새 현대물을 선뵐 예정이다. 이들과 함께하는 연출가는 지난해 「애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이창순PD. 작가로는 「우리들의 천국」 「이혼하지 않은 이유」의 대본을 집필했던 정성주씨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애초에 이 드라마의 가제는 「신데렐라」로 정해졌으나 최근 이PD는 시놉시스를 만들어가면서 제목으로 적절치 않은 것으로 보고 보류하고 있다. 현재 제작진이 구상하고 있는 이 드라마의 윤곽은 각각 80년대와 90년대 여성 연기자를 대표하는 황신혜와 이승연을 자매로 설정해 둘 간의 우애와 갈등, 욕망과 연애의 행로를 그린다는 것. 노처녀와 신세대 여성을 맡을 예정인 두 사람은 커리어우먼으로 강렬한 성공지향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은밀한 경쟁을 벌이며 성장하는 관계로 설정돼 있다. 패션디자이너 같은 개인적 창의력이 높은 직업에 몸담은 인물로 그려진다.
MBC 제작진은 이같은 수목 드라마 구상이 알려지면서 새 드라마의 내용을 당분간 「대외비」로 처리할 예정이다. 후속 드라마 제작이 알려지면서 현재의 「미망」 출연진이 「곧 종영되는 게 아닌가」하는 조바심을 가질 우려가 있기 때문.
MBC 이은규 드라마1팀장은 『지금 「미망」은 최고조를 향해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미망」이 높은 호응을 얻으면 그 관성을 새 드라마에 연결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