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다람쥐의 숲」, EBS서 30일 방영

  • 입력 1997년 1월 26일 20시 03분


[琴東根기자] 「하늘을 나는 다람쥐를 보신 적이 있나요」. 60여년전 한반도 어느 마을에서는 난데없이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다람쥐의 생포작전이 벌어졌다. 당시 한국을 방문한 스웨덴 조류학자 슈텐 베르그만이 「첫눈에 반한」 이 다람쥐에 현상금을 걸면서 벌어진 소동이다. 이 소동을 일으킨 주인공 하늘다람쥐가 「환상적인」 활강모습을 안방에서 선보인다. 「한국의 파충류」 「물총새 부부의 여름나기」 등으로 자연다큐 부문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온 EBS가 오는 30일(밤9.20)하늘다람쥐의생태를 추적한 「하늘다람쥐의 숲」(연출 이연규)을 방영하는 것. 천연기념물 제328호인 하늘다람쥐는 쥐목 다람쥐과에 속하는 「분명한」 포유류다.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앞발과 뒷발 사이에 연결된 넓은 비막(飛膜)이 있기 때문. 나무를 건너갈 때 보통 20∼30m, 길게는 1백m 이상을 행글라이더처럼 활강한다. 지난해 1월 무작정 하늘다람쥐를 찾아나선 제작진은 한달이 넘게 전국을 뒤진 끝에 소백산 기슭에서 마침내 하늘다람쥐와 마주쳤다. 카메라에 잡힌 하늘다람쥐는 왕방울같은 눈, 넓고 긴 꼬리 등 생김새부터 인상적이었다. 머리부터 엉덩이까지의 길이는 15㎝가량, 꼬리는 10㎝내외. 이날 방영분의 절반 가량은 새끼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새끼들이 어미품에서 재롱을 피우는 모습, 어미의 지극한 사랑, 새끼들이 각각 홀로서기를 하는 과정 등이 한편의 동화처럼 펼쳐진다. EBS의 거의 모든 자연다큐를 담당했던 베테랑 카메라맨 이의호씨는 홍익대미대를 졸업한 미학도답게 서정적인 화면을 빚어냈다. 화면과 적절히 어울리는 배경음악도 감상포인트. 차이코프스키의 「사계」, 코렐리의 「라 폴리아」 등이 숲의 풍경, 하늘다람쥐 새끼들의 앙증맞은 몸짓 등과 하모니를 이룬다. 이씨는 『생태를 밋밋하게 담는 자연다큐가 아니라 뭔가 느낌이 있는 작품을 만들려고 애썼다』고 밝혔다. 31일(밤9.20)에는 「하늘다람쥐…」를 만들면서 틈틈이 제작한 「한국의 쥐」를 방영한다. 집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궁쥐, 갈대밭에서 식물의 뿌리를 먹으며 사는 갈밭쥐, 해발 1천m의 고산지대에 둥지를 튼 대륙쥐 등 한국에 서식하는 각종 쥐가 총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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