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임꺽정」활 돌팔매 쇠도리깨등 토종무술 『얍』

  • 입력 1996년 12월 20일 19시 33분


「申然琇기자」 쇠도리깨와 몽둥이 짱돌 창 활 칼 표창…. SBS 인기 드라마 「임꺽정」(토일 밤9.50)에 한국 토속 무기들이 대거 선보인다. 1부(1∼13회)가 끝나고 22일 2부 의형제편이 시작되는 「임꺽정」에는 꺽정을 비롯해 그와 의형제를 맺는 육두령의 사연이 펼쳐지면서 그들의 장기가 하나씩 선보일 예정. 이들 칠두령은 하늘을 나는 홍콩 영화식 무술이나 첨단병기로 무장한 할리우드식 액션이 아닌 한국 토종 무기들로 안방극장에 새로운 「활극」을 맛뵐 예정이다. 칠두령중 주인공인 임꺽정(정흥채)은 칼쓰기와 말타기가 장기. 그의 손만 스쳐도 상대방이 죽거나 몸이 부러지는 괴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별다른 무술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정흥채는 꺽정의 싸움장면 등을 촬영하기 위해 한국 고유 검술인 봉극검도와 승마 태껸을 배웠다. 22일 「표창의 명수 박유복이」의 주인공 박유복(정규수)은 표창이 장기이고 황천왕동이(김홍표)는 봉술과 축지법의 명수. 이 드라마의 무술감독 정두홍씨는 『원작 소설의 묘사만으로는 화면을 구성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전해져오는 한국 고유무술에다 내 스타일을 넣어 싸움 장면들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키가 작은 박유복의 경우 주로 상대방의 아랫도리를 공격하면서 아기자기한 무술을 하도록 했으며 백두산 출신인 황천왕동이는 발과 손이 빠른 것으로 특징을 줬다. 촬영 때 가장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은 활을 쏘는 이봉학(차광수)이었다. 차광수는 한국체대까지 찾아가 국궁을 배웠지만 실력이 잘 늘지 않아 그가 활만 잡으면 모든 사람들이 숨을 곳을 찾아 줄행랑을 쳤다.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자 사람에게 닿지 않도록 높이 쏘게 했는데 이번에는 엉뚱한 방향에 있던 말탄 사람을 「맞춰」 눈밑이 찢어진 적도 있었다고. 이밖에도 배돌석(이기영)은 돌팔매, 곽오주(문용민)는 쇠도리깨, 힘센 길막봉(손호균)은 몽둥이질 등 선 굵고 된장냄새 물큰 나는 무술들이 브라운관을 가득 채우게 된다. 제작진은 태껸과 고무도 봉극검도 등의 전문가를 초대해 시범과 조언을 구했으며 한국무예별감 등 고서들을 참조했다. 무술감독 정씨는 『우리나라에 고유 무술이 이렇게 많은줄 처음 알았다』며 『멋지게 다리를 날리고 날아다니는 무술이 아니라 서로 맞붙들고 뒹굴며 싸우는 사실적 무술을 재현하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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