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사냥꾼 솔부엉이 떴다』…EBS 자연다큐 방영

  • 입력 1996년 12월 16일 19시 56분


「琴東根기자」 사람들이 모두 잠든 도시의 밤. 도시 한 편 숲속 나뭇가지위에 소리없이 앉아있는 「밤의 사냥꾼」. 먹이를 발견한 듯 눈빛이 날카롭게 빛난다. 조용하면서도 힘찬 활갯짓 한 번. 코앞에 닥친 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느긋하게 산보하던 쥐 한 마리가 순식간에 이 사냥꾼의 발톱에 목숨을 잃는다. 사냥꾼의 정체는 다름 아닌 솔부엉이. 19, 20일 이틀간(밤9.30) 방영되는 EBS 자연다큐멘터리 「솔부엉이」 (연출 박수용)의 주인공이다. 주인공의 활동무대는 대전 중구 석교동에 있는 옛서당 봉소루(鳳巢樓) 주변의 아담한 숲. 천연기념물 솔부엉이는 「Brown Hawk Owl」이라는 학명(學名)에서 알 수 있듯 매(Hawk)와 부엉이(Owl)의 특징을 함께 갖추고 있다. 원래 일정한 장소에 앉아있다 먹이가 나타나면 「소리없이」 날아가 덮치는 것이 부엉이의 사냥술. 그러나 솔부엉이는 엄청난 활공력으로 정지비행하면서 먹이를 기다리는 매의 사냥방식을 겸비하고 있는 것. 19일 「밤의 사냥꾼」편에서는 솔부엉이가 하늘과 땅을 오가며 다람쥐 박쥐 참새 등을 사냥하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이와 함께 솔부엉이의 짝짓기 및 새끼들을 키워나가는 과정을 지켜본다. 느티나무 속 둥지에서 어미의 보살핌을 받던 새끼들은 두달 가량 지나면 하나 둘씩 독립의 날갯짓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독립에서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서는 새끼 때부터 치열하게 벌어지는 생존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어미가 물어오는 먹이를 놓고 힘의 우위를 겨루는 것. 20일 「어둠속으로」편에서는 새끼들의 독립과정을 자세히 보여준다. 이와 함께 새끼들이 어둠에 적응해가는 모습과 이곳의 솔부엉이들이 숲을 떠나 도심 속 봉소루에 둥지를 틀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한다. 「물총새 부부의 여름나기」 「한국의 파충류」 등으로 백상예술대상 등 각종 방송상을 수상한 박수용PD는 이번 작품을 위해 지난 5월부터 6개월간 밤낮을 바꿔 살았다. 처음 한달 간 제작진은 부엉이들이 빛에 익숙해지도록 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했다. 박PD는 『이번 작품은 야간 생태만을 다룬 국내 최초의 자연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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