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소라,「영화에서처럼」2집 출반…새변신 시도

  • 입력 1996년 12월 11일 20시 16분


「許 燁기자」 가수 이소라가 새음반에서 각각 장르가 다른 영화와 노래, 회화의 모자이크를 시도해 연예계에서 성과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2집 「영화에서처럼」은 영화에서 얻은 느낌을 노래로 만들었고 앨범 재킷에는 노래마다 떠오르는 그림(유주현 작)을 따로 그려놓은 것. 인천대 미술과를 졸업한 이소라다운 발상이다. 『영화는 상상을 자극해서 노래만들기에 좋은 매체입니다. 대사나 영상 음악 등 간접체험을 통해 아름다운 노래그림을 그릴 수 있거든요』 머리곡 「기억해 줘」는 여러 영화에서 본 이별의 심경을 담은 곡으로 데뷔앨범에서 보여준 이소라의 고혹적인 보컬과 풍부한 곡해석 등이 변함없이 담겨 있다. 수록곡 「쉼」은 자기정체를 찾지 못해 정신적 혼란을 겪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영화 「아비정전」의 느낌을 재즈풍으로 꾸몄다. 특히 제목 「쉼」은 영화 끝부분에서 주인공(장국영)이 숨을 거둘 때 떠올리는 편안한 자연과 안식을 뜻하는 단어다. 「누가 내게 옳고 그름을 말할 수 있지…기나긴 여행이지만 원치 않는다면 긴 한숨속에 잠들어봐」(가사 일부). 또 얼터너티브 록 「화」는 영화 「칼리포니아」에서 얻은 느낌을 토대로 노래한 곡. 이소라는 『음산한 분위기와 살인 등이 예사로운 세태에 분노를 느꼈다』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는 얼터너티브나 펑크 등 록이 어울린다』고 말했다. 새 음반은 이런 노래의 회화적 시도 외에도 이소라 노래세계의 폭넓은 변화를 느끼게 해주는 점이 두드러진다. 데뷔때 재즈발라드를 선보인 그가 이번에는 얼터너티브 록 등 메시지를 내세운 노래도 구사한 것. 9곡을 담은 새 음반에서 록계열의 노래는 「화」 「부랑자」 「복잡해」 등 세곡이나 된다. 특히 이번 록계열의 노래에서 이소라는 「새로운 여성 록가수의 탄생」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지난해 가을 데뷔한 이소라는 우리 가요계에서 몇 안되는 스테디 셀러를 만든 가수중 한사람. 「낯선 사람들」의 멤버로 활동하다 지난해 발표한 첫 솔로 앨범으로 1년 내내 관심을 끈 까닭이다. 그때문에 가요계에서는 두번째 앨범이 잘 안된다는 속설(소포머 징크스)을 그는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한다. 『그런 거 생각도 안했는데 주위에서 자꾸 들먹이는 바람에 알게 됐어요. 그렇지만 이 앨범 (자기 앨범을 들며) 팬들이 많이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웃음)』 그는 『다만 홍보를 위해 머리곡을 하나 선정해야 한다는 현실이 불만스럽다』면서 『앨범은 오래 남는 것이기 때문에 수록곡 모두에 신중을 기한다』고 밝혔다. 또 『특정곡 하나만 방송 등에서 홍보해야 한다는 게 아쉽고 그때문에 우리나라에도 싱글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KBS 2TV 「이소라의 프로포즈」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내년 1월초 연강홀에서 라이브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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