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로봇이 현장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보고 배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한국의 제조 현장이 휴머노이드의 선생님에 해당됩니다.”
4일 서울 강남구 아셈타워에서 만난 이재형 AMD코리아 커머셜세일즈 대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리사 수 AMD CEO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이 잇달아 한국을 찾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삼보컴퓨터를 시작으로 LG, 레노버, 델을 거쳐 AMD까지 25년간 한국 정보기술(IT) 업계를 누볐다.
이 대표는 AMD에 있어 한국이 ‘글로벌 3대 전략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최신 제품을 가장 먼저 도입하고 실제 사업 성과로 그 쓰임을 증명해 보이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향후 AI 활용이 피지컬 AI로 중심축이 넘어오면 한국이 압도적 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무리 뛰어난 피지컬AI라도 배울 데이터가 부족하면 한참 뒤떨어진 기술밖에 익히지 못한다. 한국은 로봇이 배울 제조 현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많다. 이 대표는 “현대차처럼 숙련된 기술자가 즐비한 제조 현장에서 로봇이 그들의 동작을 직접 보고 배우는 것과, 그런 현장 자체가 없는 곳에서 학습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뿐 아니라 중앙처리장치(CPU) 수요까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존 AI가 질문에 답을 내놓는 수준이었다면, 에이전틱 AI는 스스로 데이터를 찾고 판단해 실행한다. 이 과정에서 작업을 조율하는 CPU의 역할이 커진다.
이 대표는 “직원 한 명이 수십 명의 AI 팀원을 거느리는 시대가 온다”며 “1인 창업자도 수십 대의 서버를 돌려야 하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CPU는 업계 전반에서 공급 부족 상태다. 이 대표는 “비싼 GPU 몇 대보다 CPU 하나를 바꾸는 것만으로 전체 AI 인프라 성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AMD의 차별화 전략으로는 ‘개방성’을 내세웠다. 엔비디아가 쿠다(CUDA) 생태계로 고객을 자사 플랫폼에 묶어둔 것과 달리, AMD는 경쟁사 제품과도 연동되는 호환성을 무기로 내세운다. 이 대표는 “기업 뿐 아니라 정부 등 많은 고객들이 폐쇄적인 생태계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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