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취임 행사에서 워시 의장과 대화를 나누며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게 공개적으로 신뢰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워시 의장이 첫 회의에서 물가 안정 의지를 분명히 하며 인플레이션 대응에 무게를 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틀간의 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과 일치하는 결정이었다. 다만 함께 공개된 점도표에서는 전체 19명의 정책위원 가운데 9명이 올해 안에 최소 한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해 긴축 기조가 한층 강화됐음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에 대한 질문을 받고 “괜찮다. 상관없다(It’s all right. Whatever)”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럴 수도 있다(It could happen)”면서 “금리 인상은 나라 경제를 위축시키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연준에는 아주 좋은 사람이 있다. 나는 그가 원하는 대로 따를 것(I’m guided by what he wants)”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임 제롬 파월 의장을 향해 거친 비난을 쏟아냈던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에 소극적이라며 공개적으로 “바보(moron)”, “멍청이(knucklehead)”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강하게 압박해 왔다.
워시 의장 역시 첫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신호를 내놓지 않았다. 자신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 제출도 거부한 채 경제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대신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는 분명히 했다. 워시 의장은 연준의 2% 물가 목표와 관련해 “우리는 지난 5년간 목표 달성에 실패했고,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며 “가격 안정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기존의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정책 안내)를 대폭 축소하고, 통화정책 운영 방식과 경제 전망 체계 등을 재검토하기 위한 5개의 태스크포스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취임 전부터 강조해 온 연준 운영 체계 개혁의 첫 조치로 해석된다.
워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취임 이후 직접 대화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는 전통에 따라 매주 만나고 있다며 “베센트 장관이 아침 식사 사진을 공개해 부인할 수도 없게 됐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번 FOMC는 금리 결정 자체보다 워시 의장이 시장에 던진 메시지가 더 주목받은 회의였다. 그는 자신의 금리 전망은 공개하지 않은 채 물가 안정 의지를 거듭 강조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공개적인 비난 대신 신뢰를 드러내며 힘을 실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워시 의장이 첫 기자회견에서 차분한 태도로 연준의 정책 방향과 개혁 의지를 전달하며 시장이 주목한 과제들을 무난하게 소화했다고 평가했다. 헤더 롱 네이비연방신용조합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워시 의장에게 주어진 첫 시험의 문턱은 높지 않았지만, 그는 이를 무난하게 넘어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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