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합의에도 선주들은 안 움직였다”…호르무즈 앞 600척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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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5일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운항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해협 재개방 합의 이후에도 글로벌 해운업계는 안전과 보험 문제 등을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2026년 5월 5일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운항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해협 재개방 합의 이후에도 글로벌 해운업계는 안전과 보험 문제 등을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합의했지만, 정작 글로벌 해운업계는 즉각 움직이지 않고 있다. 선주들이 안전 문제와 보험 적용 여부 등을 이유로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국제 원유 공급망 정상화에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페르시아만에서는 원유 등을 실은 선박 약 300척이 즉시 출항할 준비를 마친 채 대기하고 있다. 해협 반대편 오만만에서도 빈 선박 약 300척이 주요 수출 터미널로 향하기 위해 진입 시점을 기다리고 있으며, 페르시아만 안에서는 추가로 약 250척이 화물 적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의 합의 서명과 함께 이번 주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선주들과 원유 트레이더들은 실제 운항 재개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이란의 합의 소식에 국제유가가 장 초반 5% 가까이 하락했지만, 실제 원유를 운송하는 해운업계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수개월간 평화 협상이 여러 차례 진전을 보이다 무산됐고, 과거 이란군의 선박 공격과 나포 사례도 있었던 만큼 업계가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오전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디샤(Disha)’호 1척만이 시험적으로 해협 진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 있다. 해협 내 기뢰 제거 여부와 항로 안전 확보, 전쟁 기간 급등한 해상 보험 적용 범위 등이 아직 명확하지 않아 선주들이 성급하게 운항을 재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리스크 관리업체 옵시디언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브렛 에릭슨 대표는 블룸버그에 “선장과 선원들은 단 한 번의 오판이나 정치적 결정이 다시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데이터 분석업체 케플러(Kpler)의 무유 쉬(Muyu Xu)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란이 실제로 해협을 개방하면 선박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수 있지만, 테헤란이 어떤 통제 조치를 취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업계에서도 국제 유가가 안정되더라도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유 도입과 해상 운송, 정제·유통 과정을 거쳐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2~3주의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가 실제로 이행되고 해협 통항이 정상 궤도에 올라야 국제 원유 공급과 해상 운임, 보험료도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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