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더위에… 패션업계, 여름옷에 꽂히다

  • 동아일보

겨울옷 판매 증가 기대 어려워져
초여름-장마철-한여름옷 세분화
냉방 추위 대비 니트제품도 늘려

기후변화로 여름이 길어지자, 패션업계가 여름옷을 초여름·장마철·한여름 등으로 세분화하고 신제품 수를 늘리고 있다. 단가가 높은 겨울옷 판매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여름옷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것이다.

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브랜드들은 여름 시즌을 과거보다 촘촘하게 운영하며 관련 상품 물량과 스타일 수를 확대하고 있다. LF의 닥스골프는 올해 여름 시즌 전략을 세분화해 통상 4차례에 걸쳐 진행하던 여름 상품 출고를 총 6차례로 늘렸다. 한여름은 물론 장마, 휴가철 등의 수요에 맞춘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아이디룩의 아페쎄(A.P.C.) 골프도 봄여름(S/S), 가을겨울(F/W) 중심의 정형화된 시즌 운영에서 벗어나 9월 말까지 이어지는 늦더위에 대응할 수 있는 ‘핫 서머’ 아이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하반기(7∼12월)에는 짧아진 가을 시즌에 맞춰 여름 상품 비중을 늘린다는 방침도 세웠다. 헤지스는 리넨 셔츠 스타일 수를 전년 대비 약 70% 확대했다. 초여름 출근룩부터 장마철 경량 아우터형 셔츠, 휴가철 스타일링까지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런 변화는 여름이 갈수록 길고 뜨거워지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봄철 전국 평균기온은 13.3도로 평년(11.9도)보다 1.4도 높았다. 봄철 평균 최고기온은 19.7도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에 패션 브랜드들은 여름옷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초여름, 장마철, 바캉스, 핫서머(뜨거운 여름), 늦더위 등 실제 기온 흐름에 맞춘 특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냉방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캐시미어, 니트 등 겨울철 소재로 만든 ‘트랜스 시즈널’(특정 계절에 국한되지 않고 사계절 내내 입는 의류) 제품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 전문기업 한섬이 운영하는 ‘더캐시미어’는 올해 캐시미어, 울 혼방 소재 니트 등 여름 시즌 품목 수를 전년 대비 20%가량 확대했다. 캐시미어가 습기를 흡수하고 배출하는 능력이 면보다 뛰어나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여름옷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여름 니트 상품군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니트 소재 제품과 얇은 긴소매 티셔츠, 한여름에도 착용할 수 있는 카디건·집업 등을 주력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최우일 LF 헤지스사업부장은 “여름 상품은 더 이상 비수기 상품이 아니라, 브랜드의 주요 성장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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