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학과 출신 서민규 대표 ‘켄버스’
가창력만으로 승부 ‘베일드 뮤지션’
아시아 남미 등 대륙 간 대결 계획
폴킴 최다니엘 등 아티스트 관리도
솔리드, 델리스파이스, 김경호, 신촌블루스 등 예전 가수들의 음원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켄버스의 서민규 대표.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외모, 나이 등을 숨기고 가창력과 음악성으로만 승부를 보는 오디션 프로그램.’
2018년 네이버 V라이브에선 얼굴을 가린 오디션 프로그램 ‘블라인드 뮤지션’이 방영됐다. 대형 기획사나 가능할 것 같은 이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은 지금은 ‘켄버스’라는 회사를 세운 서민규 대표. 중앙대 골프학과 출신인 서 대표는 당시 골프 레슨으로 모은 8000만 원을 쏟아 넣었다. 음반 제작 분야에서 오래 활동한 아버지는 반대했다. 이쪽 바닥 일이 험한데 귀한 아들이 뛰어들겠다고 하니 말린 것. 하지만 특유의 뚝심으로 밀어붙인 서 대표는 네이버, 코엑스 등과의 협업을 이끌어 냈고 음원이 특화된 오디션 수입만으로 상당한 매출을 올렸다. 아버지도 아들의 활약을 보고 지금은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당시만 해도 방송사가 아닌 온라인으로 방영할 음악 프로그램을 한다는 것이 무모하게 느껴졌을 겁니다. 하지만 홍보 전단지까지 제 손으로 일일이 붙이면서 ‘맨땅에 헤딩’한 결과 인정받을 만한 결과를 낼 수 있었어요.”
이후 이 오디션은 2023년 ‘베일드(Veiled) 뮤지션’으로 이름을 바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에서 방영되며 성공을 거뒀고, 지난해 11월에는 아시아 9개국으로 확대해 국가별 오디션을 진행했고 한국편은 넷플릭스에 방영됐다. 아시아 9개 나라의 톱3만 따로 모인 ‘베일드컵’은 넷플릭스와 SBS에서 올해 초 방영됐다.
“목소리로만 하는 오디션이라 해외에서도 쉽게 제작할 수 있고, 아무래도 음악의 본질인 ‘들려줌’에 집중한 것이 성공 요인인 것 같습니다. 수상자들을 중심으로 올해 하반기에 아시아 투어 공연을 벌일 예정입니다.”
서 대표의 날갯짓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프로듀서 엘캐피탄과 함께 가상 아이돌 ‘스킨즈(SKINZ)’를 지난해 데뷔시켰다. 지난달엔 첫 미니 앨범 타이틀곡 ‘포이즌 아이비(Poison Ivy)’가 미국 빌보드 ‘팝송 에어플레이 차트’ 40위에 올랐다. 팝송 에어플레이는 미국 160여 개 라디오 방송국 주간 방송 횟수와 청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순위. BTS, 스트레이키즈 등도 거쳐간 빌보드 차트다.
켄버스는 또 폴킴, 최다니엘, 볼빨간사춘기 등 아티스트도 관리하고 있다.
“켄버스는 각 레이블의 직원 관리, 콘텐츠 기획, 매니지먼트, 세무, 법무, 홍보 등을 책임지고, 가수나 배우 등은 창작이나 연기에 전념하도록 해주는 사업 모델도 갖고 있습니다.”
이 같은 지식재산권(IP)과 콘텐츠 제작, 음원 유통이라는 3박자의 시너지를 통해 회사 매출은 매년 2배씩 성장하고 있다.
서 대표의 향후 목표는 글로벌 진출.
“베일드 뮤지션으로 일단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우선 남미부터 시작해 미주 유럽 등 대륙 간 대결을 펼치는 오디션으로 발전시켜 세계가 주목하는 프로그램 포맷으로 키워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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