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민성장펀드’ 일반 판매…6000억 국민투자 길 열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6일 17시 30분


이억원 금융위원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앞줄 왼쪽 네 번째),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앞줄 왼쪽 여섯 번째). 2026.4.14 뉴스1
이억원 금융위원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앞줄 왼쪽 네 번째),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앞줄 왼쪽 여섯 번째). 2026.4.14 뉴스1
정부가 150조 원 규모로 추진 중인 국민성장펀드에 국민이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은행·증권사들은 이달 22일부터 6000억 원어치의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국민참여성장펀드)를 판매한다.

정부가 손실을 일부 떠안고 소득공제, 배당 분리과세 등의 혜택을 제공해 투자 유인을 높였다. 하지만 5년간 펀드 환매가 어려운 만큼 만기 시점, 투자 성향 등을 고려해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AI 등 첨단전략산업에 국민이 투자

금융위원회는 22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국민참여성장펀드를 시중은행 10곳과 증권사 5곳에서 판매한다고 6일 밝혔다. 만기는 5년이며 모집 금액은 총 6000억 원 규모다.

펀드 자금의 60% 이상은 반도체, 인공지능(AI), 2차 전지 등 등 정부가 지정한 12개 첨단전략산업에 투입된다. 이 가운데 30% 이상은 비상장사나 기술특례 방식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에 공급하는 신규 자금에 활용된다. 다만 코스피 상장사에 대한 투자는 10% 이내로 제한된다. 나머지 40%는 펀드를 운용, 관리하는 자산운용사의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수익률을 높이되 변동성을 낮추려는 취지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정부가 1200억 원을 투입해 손실을 최대 20%까지 먼저 부담한다는 점이 투자자에게 장점이다.

소득공제와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일반 국민이 3년간 투자하면 소득공제를 적용받으며 한도는 최대 1800만 원이다. 투자금 3000만 원까지는 40%, 3000만~5000만 원은 20%, 5000만~7000만 원은 10%의 공제율이 각각 적용된다. 펀드에서 나오는 배당소득은 만기(5년) 도래 시점에 9% 분리과세를 적용받는다. 세제 지원을 받으려면 19세 이상이거나 15세 이상 근로소득자여야 하고, 국민참여성장펀드에만 투자하는 전용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다만 최근 3년 사이 한 번이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냈다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전용 계좌를 이용하면 1인당 연간 1억 원, 일반계좌(과세 혜택 없음)를 활용하면 연간 3000만 원까지 넣을 수 있다.

●만기 길고 확정 수익률 없는 점은 부담

국민참여성장펀드 만기가 5년으로 긴 점은 부담 요인이다. 이 기간에는 중도 환매가 사실상 어렵다. 펀드는 설정된 이후 한국거래소에 상장되지만, 유동성이 낮아 거래가 안 될 가능성도 있다. 펀드에 가입한 지 3년 이내 팔면 감면받은 세액을 도로 내야 한다.

수익률도 장담하기 어렵다. 첨단 산업, 비상장사·코스닥 기술특례 기업의 경우 코스피 우량 상장사와 달리 배당 여력이 없을 수 있다. 나혜영 금융위 국민지역참여지원과장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금융투자 상품이라 예상 수익률을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배당 주기와 규모도 달라질 수 있어 사전에 특정하기 어렵지만 배당이 연 1회 이상은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펀드가 5년 전 문재인 정부 때 나온 ‘국민참여형 정책 펀드(뉴딜펀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뉴딜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2.37%로 은행권 예·적금 금리 수준에 머물렀다. 재정이 부담한 손실을 제외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75%에 불과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운영하는 펀드라고 해서 무조건 수익이 나는 건 아니다”라며 “위험 요인, 투자 성향 등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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