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귀로 맛보다… 디저트, 콘텐츠 홍수 속 유흥거리로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6일 00시 30분


[푸드 NOW]
디저트 업계 ‘경험 소비’ 트렌드
두쫀쿠-솔티초코, 콘텐츠로 소비
성취감-추억 중시하는 젊은 세대
‘호기심’ 자극해야 인기 얻어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버터떡, 프링글스 솔티초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열광한 디저트들이다. 열량이 높다는 경고에도 소비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요즘 식탁에서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닌 “이걸 먹으러 일부러라도 시간을 낼 만한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느냐다. 소비자들은 디저트 한 조각을 맛봤다, 줄을 서서 샀다, 먹는 장면이나 직접 만들어 본 모습을 SNS에 올렸다, 이 모든 경험을 소비하기 위해 유행하는 디저트를 산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디저트 경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두바이 초콜릿과 쫀득 쿠키를 합친 ‘두바이 쫀득 쿠키’(사진)부터 중국 상하이 전통 디저트에서 출발한 버터떡이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만드는 과정에 방점이 찍힌 ‘프링글스 솔티초코’가 주목을 받았다. 동아일보DB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디저트 경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두바이 초콜릿과 쫀득 쿠키를 합친 ‘두바이 쫀득 쿠키’(사진)부터 중국 상하이 전통 디저트에서 출발한 버터떡이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만드는 과정에 방점이 찍힌 ‘프링글스 솔티초코’가 주목을 받았다. 동아일보DB
올해 초 유행한 두쫀쿠를 보자. 두바이 초콜릿이 먼저 깔아놓은 ‘이국적인 단맛’ 위에, 카다이프(튀르키예식 얇은 면)와 피스타치오, 코코아 가루를 감싼 마시멜로가 등장했다. 바삭함과 쫀득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식감은 화면을 위해 설계된 것처럼 보인다. ‘저게 뭐야?’ 호기심을 일으키는 동그랗고 검은 디저트를 잘라냈을 때 드러나는 단면, 손으로 뜯어 올릴 때 늘어나는 질감 등은 영상 속에서 극대화된다. 두쫀쿠 열풍을 분석한 보고서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한 번쯤 먹어보고 싶다”는 입맛의 욕망과 “나도 저 영상을 찍어 보고 싶다”는 콘텐츠 욕망이 겹쳐 유행된다.

버터떡. 동아일보DB
버터떡. 동아일보DB
버터떡은 또 다른 방향에서 ‘경험 소비’의 얼굴을 보여준다. 중국 상하이의 전통 디저트에서 출발한 이 메뉴는 사실 현지에서는 유행이 한풀 꺾인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겉은 바삭, 속은 쫄깃, 한입 베어 물면 버터가 진하게 녹아 나오는” 낯선 식감이 오히려 강력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디야 커피가 연유를 더한 버전으로 출시해 1위 디저트로 키워낸 것 역시, ‘새로운 맛’ 이전에 ‘새로운 장면’을 팔았기 때문이다.

프링글스 솔티초코. 동아일보DB
프링글스 솔티초코. 동아일보DB
프링글스 솔티초코(초코 블록) 열풍은 경험 소비의 구조를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감자칩 통에 녹인 초콜릿을 가득 붓고 굳힌 뒤 잘라 먹는 이 간식은 탄수화물과 지방, 설탕이 한데 모인 칼로리 덩어리다. 사람들은 이걸 두고 맛보다는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경험’에 방점을 찍는다. 만드는 과정이 이미 하나의 놀이이고, 통째로 굳은 블록을 꺼내 도마 위에 올리는 순간 그날 찍어 SNS에 올릴 콘텐츠는 절반쯤 완성된다. 잘린 단면을 찍고, 첫입을 베어 물며 반응을 남기고, 친구와 나눠 먹으며 평가하는 시간까지 모두 하나의 콘텐츠다.

이 모든 유행의 공통점은 ‘경험을 소비’하려는 마음과 ‘콘텐츠를 생산’하고 싶은 욕구가 같이 움직인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을 비롯한 다양한 보고서는 “소비자가 실패하지 않는 한 번의 경험” “시간과 돈을 들일 만한 확신”을 주는 식품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런 경험 중심의 유행이 무조건 과잉만을 향해 달려가는 건 아니라는 점은 흥미롭다. 두쫀쿠와 버터떡, 프링글스 솔티초코를 먹은 다음 날, 사람들은 다시 소용량 그릭요거트와 한 줌 견과류, 제로 음료를 찾는다. “적게 먹어도 만족스러운 식탁”이라는 또 다른 트렌드가 SNS용 디저트와 함께 식단을 지탱하고 있다.

예전처럼 “건강한 것”과 “재미있는 것”을 양쪽에 두고 어느 한쪽만을 선택하게 하던 시대는 끝났다. 오늘날 소비자는 두쫀쿠를 사기 위해 줄을 서면서도, 저녁에는 단백질이나 식이섬유를 챙긴다. 프링글스 솔티초코를 만들고 난 뒤 다음번에는 감자칩 개수를 줄이거나 코팅을 얇게 해보는 식으로 자신만의 버전을 만든다. 이 모든 과정은 “나만의 먹는 방식”을 찾아가는 연습이다.

그래서 지금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오래 유행할까”가 아니라 “이 유행이 우리에게 어떤 경험을 남기고, 다음 선택을 어떻게 바꾸는가”다. 두쫀쿠, 버터떡, 프링글스 솔티초코가 지나간 자리에는 ‘성취감’ ‘추억’이라는 게 남는다. 2026년, 우리는 이왕 먹는다면 제대로의 마음으로 한 조각, 한 잔, 한 접시를 고르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경험 소비#SNS 유행#디저트 트렌드#콘텐츠 생산#먹는 방식#식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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