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조합원들 “기부금 아깝다”며
게시판에 ‘약정 취소’ 인증 올려 논란
삼바 노사, 협상에도 입장차 못좁혀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4·23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삼성전자의 비반도체 분야인 디바이스경험(DX)부문 기반 노동조합(동행노조)이 21일 총파업을 앞두고 공동투쟁본부에서 탈퇴해 독자 노선을 걷기로 했다. ‘노노(勞勞) 갈등’이 번져가는 가운데, 일부 노조 조합원들이 잇달아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기부금 약정을 취소하고 나선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동행노조는 이날 초기업노동조합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측에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참여 종료’ 공문을 발송했다. 동행노조는 “전체 조합원을 위한 안건 발의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우리 노조를 ‘어용 노조’라 비하했다”며 훼손된 신뢰를 이탈 배경으로 지적했다. 동행노조는 6일 사 측에 개별 교섭을 요청할 계획이다.
동행노조 조합원은 약 2300명으로 이 중 약 70%가 스마트폰, 가전, TV 등을 담당하는 DX부문 소속이다. 반면 공동투쟁본부를 주도하는 초기업노조와 전삼노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조합원 중심이다. 3개 노조는 지난해 11월 임금협상을 위해 공동교섭단을 구성했지만 최근 동행노조 내부에서는 “노조의 의사결정이 지나치게 반도체 중심”이라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노조 집행부가 파업 스태프에게 1인당 300만 원의 활동비를 지급하기 위해 쟁의 기간 조합비를 1만 원에서 5만 원으로 5배 기습 인상한 것도 내부 반발을 키웠다. 무리한 행보에 실망한 조합원들이 하루 1000명 이상 대거 탈퇴를 신청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같이 내부 갈등이 번져가는 가운데 노조 조합원 일부가 기부금이 아깝다며 약정 취소에 나선 것도 논란이다. 최근 삼성전자 사내 게시판에는 조합원들 주도로 ‘기부금 약정 취소’ 인증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도입된 기부금 약정 제도는 임직원의 월급에서 자발적으로 일정 금액을 떼어 희귀질환이나 장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동 등 취약계층에게 기부하는 일종의 사회공헌 활동이다. 임직원이 후원금을 내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1 대 1로 추가 기부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나눔 활동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이 기부금이 ‘회사 생색내기’에 이용된다면서 약정 취소 동참을 독려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45조 원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노조가 정작 취약계층을 위한 월 몇만 원의 기부마저 단체로 끊는 행태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1일부터 전면 파업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4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입장 차를 좁히진 못했다. 노사는 6일과 8일 추가 대화에 나설 예정이다. 사 측은 지난달 28∼30일 이뤄진 부분 파업과 이달 5일까지 예정된 총파업 기간 누적 손실이 약 1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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