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엑시트’… 60년 오일 카르텔 균열

  • 동아일보

UAE, 사우디 중심 OPEC 탈퇴 선언
산유국 가격통제 약화-각자 행보
美도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힘 실어
“원유 증산경쟁 불붙으면 韓에 유리”

지난달 1일 아랍에미리트(UAE) 후자이라의 원유 시설에서 연기가 치솟는 모습. AP 뉴시스
지난달 1일 아랍에미리트(UAE) 후자이라의 원유 시설에서 연기가 치솟는 모습. AP 뉴시스
원유 매장량 세계 6위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전격적인 ‘유엑시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해 온 ‘오일 카르텔’에 균열이 생겼다. 감산과 증산을 통해 유가를 좌우해 온 기존 구도가 흔들리면서 중동 중심의 에너지 패권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저유가 구상을 앞세운 미국 중심의 새로운 에너지 질서가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국제 유가의 방향성과 시장 변동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UAE 정부는 28일(현지 시간) 국영 WAM통신을 통해 다음 달 1일부터 OPEC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기존 감산 체제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1967년 OPEC 가입 이후 59년 만의 결별 선언이다.

이번 결정은 OPEC 내부 결속력 약화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유지돼 온 감산 공조 체제가 흔들리면서 카르텔의 가격 통제 기능이 약해지고, 산유국들의 ‘자국 우선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중동 중심의 글로벌 에너지 패권이 흔들릴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저유가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추진하는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 확대와 베네수엘라 등의 대체 공급처를 확보한 가운데 UAE까지 OPEC을 이탈하며 공급 확대에 힘을 싣고 있어서다. 향후 원유 소비국들이 사우디와 러시아 중심의 기존 카르텔과 미국이 주도하는 신(新)에너지 연합체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 유가의 경우 중동전쟁 이후 이미 높은 수준에 형성된 만큼 UAE 탈퇴에 따른 단기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OPEC의 결속력 약화로 종전 이후 억눌렸던 생산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는 상황을 완충할 장치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당장 UAE는 2027년까지 생산 능력을 최대 25%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OPEC의 구심력이 약화된다고 가정할 경우 공급자 간 경쟁 심화로 한국 같은 원유 수요자에게 유리한 국면이 펼쳐질 수 있다”면서도 “다른 산유국들의 대응 방식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석유 시장 질서의 혼란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공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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