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21일 00시 30분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 지난 1년간 글로벌 주식시장 중에서 코스피가 가장 많이 오른 만큼 단기 낙폭이 컸던 것은 불가피했다. 특히 한국은 중동산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올해 3월 한국·일본·대만 증시가 가장 큰 조정을 받은 배경엔 중동산 에너지 도입 비중이 높은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중동 전쟁에 얽혀 있는 나라들이 잠시 휴전을 선언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단기 해소된 상황이다. 다만 양측의 종전 조건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협상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양국 합의에 따른 종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소가 글로벌 증시 반등의 선결 조건이 될 것이다.

이번 전쟁으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각국은 에너지원 다변화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액화천연가스(LNG) 의존에 대한 리스크를 체감했고, 중동 전쟁으로 동아시아 국가들은 높은 중동산 에너지 의존의 위험성을 느끼고 있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한국과 같은 에너지 수입국들은 향후 원유·LNG 도입에 대한 전략적 다변화를 할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 도입 다변화와 함께 향후 원전·2차전지·신재생 에너지 등에 대한 투자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높아진 유가는 그동안 위축됐던 전기차 수요를 다시 자극할 것이다. 실제 1분기(1∼3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소매 판매 지표에서 하이브리드·전기차 수요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있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에 2차전지·신재생에너지 섹터는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이다.

반면 전쟁과 무관하게 글로벌 AI에 대한 투자는 견고할 것이다. 알파벳·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올해 AI 데이터 센터 구축을 위해 약 6500억 달러 규모의 설비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의 상당 부분은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투입된다. 이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 증가는 필연적이다.

삼성전자가 1분기 57조 원이라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와 가격 급등이 존재한다. D램 고정 거래가격은 11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난이 심화되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부터 메모리 반도체 장기 공급계약을 받기 위해 선수금 지불 방안까지 제시하는 상황이다.

현재 가장 유의 깊게 봐야 할 지표는 국제 유가와 금리다. 고유가 장기화는 금리 상승 압력을 높여 AI 반도체와 같은 성장주들 투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미래 이익의 선행 지표이기 때문에 현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좋더라도 향후 AI 투자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면 예전과 같은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향후 중동의 지정학적 변수를 유의 깊게 살펴보면서 투자의 방향성을 재점검하는 것이 좋겠다.

#미국·이스라엘#이란#주식시장 변동성#중동 전쟁#호르무즈 해협#에너지 수입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