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CDMA 상용화로 휴대폰 번호 전성시대 시작
디지털 전환으로 통화 품질 저하, 용량 부족 문제 해결
네트워크 확산이 반도체 등 핵심 소재 분야 성장 견인
“향후 30년 대한민국 경쟁력은 AI 인프라가 좌우할 것”
ⓒ뉴시스
“011, 016, 017, 018, 019…”
우리가 흔히 기억하는 휴대폰 번호 전성시대는 지난 1996년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가 상용화되고 정부가 통신 시장을 개방하면서 본격화됐다. CDMA란 하나의 주파수 대역을 고유 코드로 구분해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쓰면서도 서로 간섭 없이 통화할 수 있는 2G 핵심 기술이다.
CDMA를 가장 먼저 상용화한 건 우리나라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이동통신 시장은 가입자 급증으로 통화 품질 저하와 용량 부족 문제가 심화되면서 아날로그 방식의 한계에 직면, 디지털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그러던 1996년 1월, 삼성전자가 CDMA 폰 ‘SCH-100’을 출시하고 한국이동통신이 그해 4월 12일 서울과 수도권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한국은 전세계에서 처음 디지털 이동통신을 상용화한 국가가 됐다. 이후 9개월 만에 전국망이 구축되고 이동통신은 전국민 인프라로 빠르게 확산됐다.
◆ICT 산업 성장 토대 된 CDMA 상용화…핵심 소재 분야 성장 견인
CDMA 상용화 이후 구축된 전국 단위 통신 인프라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성장의 토대가 됐다. 이동통신 가입자수는 1998년 1000만명을 넘어선 뒤 빠르게 증가해 1999년에는 유선 전화를 추월했다.
네트워크 확산은 휴대폰,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와 반도체 등 핵심 소재 분야 성장을 견인했다. 또 게임·음악·K-콘텐츠 열풍 토대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30년이 흐른 지금, 일반 시민들은 우리나라가 CDMA를 전세계에서 처음 상용화했다는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설문 플랫폼 틸리언프로에 따르면 지난 2~3일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CMDA 상용화 30주년 기념 통신 역사 인식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절반인 47.6%가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다.
‘들어 봤으나 잘 모른다’는 23.8%, ‘알고 있다(잘 안다, 약간 안다)’는 응답자는 28.6%에 그쳤다. 이 사실에 대해 50대 이상 응답자 726명 중 34%가 ‘알고 있다’고 했고, 50대 미만 응답자 774명 중 23만이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CDMA 기술 개발이 한참 진행되던 시기, 통신 사업 지형은 큰 전환기를 맞았다. 1993년 김영삼 정부가 출범하면서 제2 이동통신 사업자 재선정과 공기업이었던 한국이동통신 민영화를 동시에 추진했기 때문이다.
◆“통신 경쟁 체제가 CDMA 상용화 앞당겼다면…향후 30년 경쟁력은 AI 인프라가 좌우”
업계에서는 통신 산업 내 경쟁 체제 도입이 CDMA 상용화를 앞당기는 동력이 됐다고 보고 있다. 통신 시장이 독점 체제였거나 계속 공기업 중심이었다면 CDMA라는 신기술을 가장 먼저 시도할 유인이 많지 않아서다.
1994년 당시 선경(현 SK그룹)은 공개 입찰을 통해 한국이동통신을 시가 4배에 인수하며 지금의 SK텔레콤이 탄생했다. 막대한 인수 자금을 썼기 때문에 연구원들은 ‘기술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망한다’는 절박함으로 상용화에 매달렸고, 후발주자들도 CDMA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내찬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CDMA는 정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업(SK텔레콤, 삼성전자, LG) 협력 구조를 통해 추진된 국가 총동원형 산업 프로젝트로 기술 자립과 표준 선점을 동시에 달성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어 “세계 최초 CDMA 상용화가 대한민국 ICT 도약의 출발점이 됐듯 AI 인프라 구축은 다음 30년 대한민국 경쟁력을 좌우할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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