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주한 미국대사관저에서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 내파밸리 와인 시음 행사에서 와인들이 진열돼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과 캘리포니아 와인 협회(CWI) 공동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파리의 심판을 기념할 수 있는 와인 6종이 소개됐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1976년 세계 와인업계가 깜짝 놀랐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었던 블라인드 시음회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이 프랑스 와인을 제치고 레드·화이트 부문 1위를 차지한, 일명 ‘파리의 심판’입니다. 이때 ‘고급 와인은 프랑스’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미국 와인이 세계 와인 시장의 큰 축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올해는 파리의 심판 50주년 되는 해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 협회(CWI)는 건국 250주년과 파리의 심판 50주년을 맞아 한국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주한 미국대사관저에서 CWI와 주한 미국대사관이 공동 개최한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국내에서 250여 개의 크고 작은 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파리의 심판을 기념할 수 있는 와인 6종이 소개됐습니다. CWI는 이날 첫 와인으로 ‘그르기치 힐스 샤르도네 에스테이트 2017’을 선정했는데요. 그르기치 힐스는 50년 전 영예의 화이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샤토 몬텔리나를 선보인 와인메이커 마이클 그르기치가 1977년 만든 와이너리입니다. 당시와 동일한 샤르도네 품종으로 동일한 와인메이커가 생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로버트 몬다비 푸메 블랑 2022’도 눈길을 끕니다. 로버트 몬다비는 ‘메리티지 와인’(프랑스 보르도 스타일로 포도 품종을 섞어 만든 미국 와인)으로 유명한 ‘오퍼스 원’을 생산한 와인메이커죠. 푸메 블랑은 그가 와이너리를 설립한 지 2년 후인 1968년, 참나무통에 소비뇽 블랑을 숙성시켜 내놓은 초창기 와인입니다.
이날 CWI는 기존 관습에 도전하고 최고를 향해 매진하는 파리의 심판의 유산이 담긴 와인으로 △피(peay) 피노누아 2022 △마티아손 레드 블랜드 2014를 꼽았습니다. 스택스 립 SLV 카베르네 소비뇽 2016, 디 코스탄조 카베르네 소비뇽 2015도 소개됐습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데지마 히로 CWI 북아시아 지역 공동대표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수준 높은 와인 시장으로 캘리포니아 와인의 진면목을 즐기고 있는 곳”이라며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의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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