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용산 집값 100주 만에 하락 전환… 양도세 중과 앞두고 ‘급매’ 속출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26일 17시 20분


서울 송파구 잠실의 재건축 앞둔 아파트들이 시그니엘 서울에서 보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의 재건축 앞둔 아파트들이 시그니엘 서울에서 보이고 있다.
정부가 5월 9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한지 약 한달 만에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 아파트값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강남과 서초구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2024년 3월 둘째 주 이후 100주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다주택자들에게 매물을 내놓으라고 강하게 압박하면서 실제 고가 주택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양도세 중과 전 집을 처분하려는 다주택자 매물이 쌓이고 하락 거래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이 26일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3일 기준) 강남 3구와 용산구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 0.01%에서 ―0.06%로 하락 전환했다. 2024년 3월 둘째 주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25개 구 중 하락 폭이 가장 크다. 송파구(―0.03%), 서초구(―0.02%), 용산구(―0.01%), 경기 과천시(―0.10%) 등도 집값이 하락했다.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21개 구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며 서울 전체의 아파트값은 전주(0.15%)보다 0.11% 올랐다. 1월 넷째 주(0.31%)를 정점으로 4주 연속 상승폭이 줄고 있다.

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기 전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급매 매물이 쌓이며 강남권을 중심으로 호가가 하락하고 기존 최고가보다 수억원 낮춘 가격에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재명 대통령이 X(옛 트위터)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게시글을 올리기 전날인 지난달 22일 5만6216건에서 이날 7만784건으로 25.9%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강남과 용산 등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가격 하락 추세는 5월 10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기 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 주택시장은 다주택자 급매 매물이 쌓이는 상황에서 매수자들은 추가 하락을 기다리며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권의 경우 세부담이 커 매물이 빨리 나오고 있고, 가격 조정 폭도 커서 우선 하락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부동산 세제 개편 등 추가적인 정책 카드와 도심권 신규 주택공급 상황 등에 따라 하락 흐름이 이어질 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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