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자본시장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2조 원을 넘겼다. 10년 전 도입된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제도의 취지에 맞춰 자본과 이익 규모를 단계적으로 성장시켜 온 결과로 풀이된다. 이익 규모와 더불어 이익의 질까지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증권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11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별도 기준 순영업수익(영업이익+판매관리비, 자회사 및 현지법인 배당 제외)이 전년 대비 39% 증가한 3조568억 원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조3427억 원, 2조135억 원으로 국내 증권업계 사상 최대 실적이다. 한투증권은 이번 성과가 단순한 시장 호황에 따른 반사이익이 아니라 자본 효율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이익의 지속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특정 사업에 의존하지 않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국내 타 증권사와 격차를 벌리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가까운 이익 레벨에 올랐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운용, 브로커리지,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등 전 사업 부문에서 동반 성장을 이뤄냈다. 수익 구조의 균형과 확장성을 동시에 강화하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부문별로는 운용 부문에서 전년 대비 76.3% 증가한 1조2762억 원의 순영업수익을 거뒀다. 금리·환율 환경 변화 속에서도 시장 대응 역량을 고도화한 결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국내 최초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로 선정된 한국투자증권은 검증된 운용 능력을 바탕으로 IMA와 발행어음을 통해 모험자본 및 성장기업 투자를 지속하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있다. 브로커리지 부문은 국내외 주식 거래대금 증가와 서비스 확대에 힘입어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39.6% 증가했다. IB 부문도 각 분야의 견조한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14.9% 증가한 수익을 냈다.
자산관리 부문은 펀드, 랩(WRAP), 파생상품 등 금융상품 판매 호조로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액이 전년 대비 17조 원가량 늘어난 85조 원으로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자산 규모를 빠르게 늘려 가고 있다. 골드만삭스, 칼라일, MAN 그룹 등 세계 금융 리더들과 맺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세계 각지에서 우량 자산을 발굴하고 이를 상품화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 성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가 2016년 ‘브로커리지 편중’에서 ‘기업금융 중심’으로의 체질 전환을 위해 발표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개선 방안’이 10년 만에 결실을 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국내 증권업은 위탁매매 중심에 머물러 있어 대형 프로젝트나 인수합병(M&A) 등 기업금융 수요를 감당할 자본력과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 4조 원 수준이었던 자기자본을 지난해 말 기준 11조1623억 원까지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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