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더 낮은 수준의 총량 목표치 제시 검토 중”
초장기 고정금리 도입 유도…리스크 떠안은 은행에 인센티브
22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단지 모습. 2026.2.22 ⓒ 뉴스1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기존 예상보다 더 낮추는 방안을 검토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제한’을 지시하며, 올해 총량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대신 ‘30년 만기’ 초장기 고정금리 주담대를 도입하는 은행엔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금리 변동 리스크를 은행권이 일방적으로 떠안는 만큼, 도입 유도를 위해 유인책을 주기 위함이다.
다주택·임대사업자대출 반영 총량 목표치 ‘더 낮게’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다음 주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한다. 당초 오는 26일로 예정됐으나 다주택자·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개선 방안을 함께 담기로 하면서 소폭 늦춰졌다.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을 지난해 대비 더 엄격히 관리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은 ‘1.8%’ 수준인데, 이보다 더 낮은 수준의 증가율을 목표로 잡을 예정이다.
이에 당초 금융권에선 1.8%보다 소폭 낮은 수준의 목표치를 부여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임대사업자대출에 대한 개선 방안을 주문하면서, 당초 예상보다도 더 낮은 수준의 총량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들에 대한 ‘만기 연장 제한’ 시, 당초 목표치보다 더 낮출 수 있는 포션이 생기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8%보다 낮은 수준에서, 더 낮은 수준으로 제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임대사업자를 포함한 2주택 이상의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연장을 제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현재 구체적인 대상·방법·시기 등 구체적인 방안을 살피고 있다. 차주별 주택 보유 현황(2주택, 3주택 등), 개인 및 개인사업자, 아파트 및 비아파트, 수도권 및 규제지역, 지방 등 차주별, 지역별 유형을 구분 중으로 선별적으로 규제에 나설 전망이다.
세부적으로 다주택자의 경우 규제지역·수도권에 우선 한정해 만기 연장을 제한하는 방식이 검토된다. 현 담보인정비율(LTV) 규제 수준인 0%만큼 낮추는 방안이다. 단계적으로 LTV를 축소하는 방안도 함께 거론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투자 목적 주택 매입에 대한 위험가중치 조정, 비거주 다주택 대출의 단계적 LTV 축소, 만기 구조의 차등화와 같은 신호가 일관되게 축적될 경우 기대수익률은 재평가된다”라고 적은 바 있다.
규제 사정권에 오른 대출은 약 52조 원이다. 지난 19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거용 임대사업자(개인+법인 포함) 기업대출 잔액은 약 15조 4000억 원이다. 그중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은 10조 3941억 원이다.
기업대출과 별개로 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약 36조 46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전체 주담대 잔액 610조 5049억 원의 약 6.0%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세입자의 주거 불안정을 감안해, 차주가 일정 기간을 두고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퇴로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대규모 ‘대출 연장 제한’ 시 차주뿐만 아니라 선의의 세입자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아울러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와 별도로 주담대 별도 총량 목표치도 함께 부여한다. 주담대에 대한 위험가중치(RWA)에 대한 상향 방안도 담긴다. 금융위는 올해부터 주담대에 대해 RWA를 15%에서 20%로 상향했는데, 추가로 25%까지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5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주담대 RWA를 추가로 25%까지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30년 만기’ 초장기 고정금리 도입 은행에 인센티브 검토
30년 초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도입을 위해 은행권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한다.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전반적으로 주담대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라 일부 보완책도 마련하기 위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차주의 금리 변동 리스크를 은행권이 떠안는 것이라, 기본적으로 인센티브 구조로 갈 것”이라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30년 초장기 고정금리의 경우 총량에서 ‘제외 혹은 일부 제외’하는 방안이 거론될 수 있다.
현재 정책대출의 경우 최장 50년 장기·고정금리 주담대가 있지만, 민간 은행에서도 초장기 고정금리를 출시하게끔 하는 것이 이번 발표의 핵심이다.
현재 민간 은행은 5년 혼합형·주기형 주담대가 대부분으로,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10년 고정금리’ 정도만 있다.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 정도가 운영 중이지만, 5년 혼합형·주기형 대비 높은 금리로 형성돼 시장에서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초장기 주담대는 소비자 입장에선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하는 스트레스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SR)이 초장기 주담대의 경우 반영되지 않아, 금리 변동에 민감할 경우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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