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촬영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은 초대형 팬트리였어요. 조리에 필요한 재료들이 한눈에 정리돼 있어서 경연 당시 재료 준비가 정말 빨랐습니다.”
정호영 셰프는 한샘 플래그십 논현점에서 열린 ‘흑백요리사 리매치’ 행사 현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샘은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2’ 종영 직후인 15일, 한샘 플래그십스토어 논현점에서 ‘흑백요리사 리매치’ 행사를 열고 방송 속 셰프들의 요리를 실제 주방 공간에서 다시 선보였다. 매장은 방송에서 화제를 모았던 키친 설계와 조리 동선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날 행사에는 만화가 김풍과 크리에이터 미미미누가 사회를 맡았고 개그맨 김해준이 ‘안섬재 셰프’ 캐릭터로 평가자 역할에 나섰다. 인플루언서와 이벤트를 통해 선발된 시식단 17명은 셰프들의 조리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뒤 시식과 투표에 직접 참여했다.
(왼쪽부터) 김풍 작가, 이문정 셰프, 정호영 셰프, 미미미누 크리에이터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요리 대결은 30분간 진행됐다. 흑팀에는 ‘중식마녀’ 이문정 셰프가, 백팀에는 정호영 셰프가 출전해 각자 세 가지 요리를 선보였다. 흑백요리사 시즌2 촬영 이후 두 셰프가 공식 행사에서 다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문정 셰프는 ‘신년, 동해안의 기운’을 주제로 영덕대게 스프, 마라 소스를 곁들인 오징어 냉채, 단새우와 청어알 쇼마이 딤섬을 선보였다. 특히 오징어 냉채는 방송 당시 화제를 모았던 칼집 기법을 다시 적용해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정호영 셰프는 ‘엄마 품 요리’를 콘셉트로 아귀 자완무시, 대게 테린, 카덴의 시그니처 메뉴인 후토마끼를 준비했다. 자완무시는 경연 당시 한 차례 탈락 위기에 놓였다가 다시 주목받았던 메뉴다.
투표 결과는 9대 8. 단 1표 차이로 이문정 셰프가 우승했다. 정호영 셰프는 결과 발표 후 “다른 브랜드 주방도 써보고 싶다”며 농담을 던져 현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개그맨 김해준(왼쪽에서 두번째)이 ‘안섬재’로 나서 시식하고 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이번 행사의 중심에는 요리만큼이나 주방이 있었다. 한샘은 방송 촬영 당시 파이널과 세미파이널 무대에 프리미엄 키친 라인 ‘키친바흐’를 설치했다. 무려 1억5000만 원에서 2억 원에 이르는 고가 라인업인데 당시 거대하고 웅장함을 주기 위해 화구를 두 개 붙여서 특수 제작했다.
행사장에서 선보인 키친 아일랜드 역시 방송 당시 구조를 담아 설치 됐다고 한다. 너비 2.7m의 대형 아일랜드로 조리와 플레이팅 동선을 넉넉하게 확보했고 상판과 일체형으로 설계된 인덕션을 적용해 시야를 가리는 요소를 최소화했다. 수작업 도장 공정을 거친 도어와 엔지니어드 스톤 상판을 사용해 내구성과 실사용성도 함께 고려했다.
한샘 프리미엄 키친 브랜드 키친바흐.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정호영 셰프는 “오늘 행사에서 한샘 키친 아일랜드를 다시 써보니 조리부터 플레이팅까지 흐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요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면서 “전문 업장은 물론 일반 가정에서도 충분히 만족도가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특히 주목받았던 공간은 ‘무한요리천국’ 팬트리다. 가로 8m, 세로 4.5m, 높이 5m 규모의 초대형 팬트리로, 지난해 3월 촬영을 앞두고 넷플릭스 제작진이 한샘에 “세상에 없던 팬트리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면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한다. 한샘은 약 두 달간의 논의를 거쳐 설계와 제작을 마쳤다.
팬트리는 모든 선반에 조명을 설치해 재료가 한눈에 보이도록 구성했고 조명을 한 번에 켜는 연출과 대형 고기를 걸 수 있는 구조까지 촬영 장면을 고려해 설계됐다. 정호영 셰프는 “재료 찾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준비 속도가 확실히 빨라졌다”고 말했다.
소미현 한샘 상품마케팅 팀장은 “이번 흑백요리사2 프로젝트에서는 설계, 자재, 시공까지 한샘이 쌓아온 역량을 전사적으로 총동원했다”면서 “방송용 세트가 아니라 셰프들이 실제로 매일 사용해도 될 수준의 주방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방송에 사용된 키친바흐는 도어 하나를 완성하는 데만 우레탄 도장을 7차례 반복하고 서랍은 최대 하중 40kg 기준으로 4만 회 이상 여닫기 테스트를 거친다고 한다. 조리대 상판 역시 긁힘·충격·열에 대한 내구성을 확인하기 위해 3000회 이상의 반복 테스트를 진행한다. 촬영 당시 치수도 1mm 단위까지 조정해 셰프들의 동선과 작업 습관에 맞췄다.
한샘은 이런 설계 방식이 방송 촬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방송에 사용된 키친바흐 역시 일반 가정용 제품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집 구조와 생활 패턴에 맞춰 동일한 방식의 설계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샘 프리미엄 키친 브랜드 키친바흐.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한샘 관계자는 “방송에서는 규모가 크게 보이지만 핵심은 크기가 아니라 동선과 설계”라면서 “아일랜드 깊이, 화구 위치, 수납 구성까지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조정할 수 있어 일반 가정에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샘은 ‘요리는 실력, 키친도 실력이다’라는 문구 아래 관련 캠페인을 올해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방송 이후 협업 제안도 이어지고 있으며 프로그램과 콘텐츠 협업도 검토 중이다.
소비자 반응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샘에 따르면 흑백요리사 방송 기간 동안 프리미엄 키친 라인 매출은 2024년 12월 대비 2025년 12월 약 80% 증가했다. 방송 속 주방을 보고 상담을 요청하거나 실제 설치 가능 여부를 묻는 문의도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소 팀장은 “전문 셰프들이 실제로 사용하며 검증한 주방이라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신뢰로 이어진 것 같다”며 “요리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어떤 모습인지 앞으로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전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호영 셰프.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중식마녀’ 이문정 셰프.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정호영 셰프가 흑백요리사 리매치전에서 선보인 음식 ‘엄마 품 요리’.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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