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상 최고치 랠리에…인버스 2배 ETF 1년 성적은 ‘-80%’
하락에 베팅한 개미, 손실 눈덩이…일부는 물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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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자 A씨는 11억 원을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넣었지만, 코스피 지수가 오르면서 8억 원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그의 수익률은 -72%였다. A씨는 “마이너스 1억 때부터 차마 손절할 용기가 없이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결국엔 8억을 날려먹었다”고 토로했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지수 하락에 베팅했던 ‘곱버스(인버스 2X)’ 투자자들은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기다리면 오른다”며 버텼지만, 1년 만에 투자금의 대부분을 날리게 됐다. 심지어 일부 상품은 상장폐지와 조기청산 위기까지 몰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대표적인 곱버스 상품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는 502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일에는 49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초 가격이 2595원인 것을 고려하면 80% 넘게 하락한 수치다. 최근 1년 수익률은 -78.59%이다.
다른 ETF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TIGER 200선물인버스2X(-78.47%), PLUS 200선물인버스2X(-78.54%), RISE 200선물인버스2X(-78.43%), KIWOOM 200선물인버스2X(-78.51%) 모두 1년 수익률이 처참하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랠리하며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자, 지수 하락에 2배로 베팅하는 곱버스 상품이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년 사이 81.86% 올랐다.
곱버스 투자자는 울상일 수밖에 없다. 네이버에서 집계한 코덱스200 선물 인버스2X 투자자의 평단가는 1877원이다. 73.25%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더욱이 곱버스 수수료도 부담이다. 순자산 총액 규모가 1조3570억 원으로, 가장 큰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TER(총보수+기타비용 포함)은 0.67%에 달한다. 다른 ETF인 KODEX 미국 S&P500 총보수가 0.07%, KODEX 코스피100 총보수가 0.16%인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다.
하루 단위로 수익률이 재설정되는 레버리지·인버스 구조에 수수료 부담까지 더해지면 장기 보유 시 손실 규모가 더 불어날 수밖에 없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 주가 흐름 / 네이버증권 갈무리 더 큰 문제는 수수료 부담과 단순한 수익률 하락을 넘어 상품 자체가 사라지는 ‘조기청산’ 사태까지 현실화했다는 점이다.
은 선물과 플래티넘 선물에 역방향으로 투자하는 ETN 상품들은 1년 수익률이 -89%대에 달해 고사 직전 상태다. 특히 ‘KB 인버스 2X 은 선물 ETN(H)’과 ‘메리츠 인버스 2X 은 선물 ETN(H)’은 실시간 지표가치(IIV)가 1000원 미만으로 떨어지는 조기청산 사유가 발생해 상장폐지됐다. 투자자들은 청산금을 받고 투자 포지션이 강제로 종료되게 됐다.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하락장에 베팅하며 ‘물타기’에 나서고 있다. 가장 거래가 활발한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연초 이후 개인이 2121억 원을 사들였다. 최근 6개월로 기간을 확대하면 1조4095억 원을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곱버스 상품을 장기 투자 대상으로 삼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일간 수익률을 기준으로 설계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장기간 보유할수록 손실이 누적되기 때문이다. 특히 상승장이 길어질수록 회복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주가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방산, 조선, 바이오 등 주도주가 교체되며 지수 하단이 탄탄해진 상황”이라며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품은 복리 효과로 인해 횡보장에서도 원금 잠식 가능성이 큰 만큼, 장기 보유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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