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축물의 노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소방·안전관리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준공 후 30년 이상 경과한 건축물이 전체의 40%를 넘어서면서 단순 점검을 넘어 통합 유지관리로 시장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대형 화재 사고가 잇따르면서 법정 점검 의무가 강화되고 기계설비·정보통신설비 성능 점검 제도가 신규 도입되면서 안전관리 영역이 확장 중이다. 이제 건물 안전은 소방만의 영역이 아닌 건축물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나라기업㈜이 소방시설 점검능력평가 경남 1위를 10년 연속 달성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안전관리 기업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단순 소방 점검을 넘어 건축물 생애주기 전반의 통합 안전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나라기업의 경쟁력은 다중 업종 통합 수행 역량에 있다. 소방시설 법정 점검과 공사·설계는 물론 전기공사, 위험물 안전관리 대행, 기계설비 성능 점검, 정보통신설비 점검까지 단일 조직 내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한다. 외주 의존도를 최소화해 품질과 일정, 책임 관리의 정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기술력의 핵심은 현장 중심 운영과 디지털 시스템의 결합이다. 자체 개발한 모바일 점검 시스템으로 현장 사진과 점검 결과를 실시간 기록하고 보고서 자동화와 이력 관리를 통해 점검의 투명성을 확보했다. 소방·위험물·전기·기계·정보통신 관련 자격을 보유한 전문 인력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 재점검과 민원 발생을 최소화하는 체계도 갖췄다.
우희석 대표는 ‘안전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고객 행복을 추구한다’는 경영 이념 아래 원칙 중심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법과 기준을 바탕으로 효율과 시설 유지·관리의 최적화된 점검, 현장을 아는 사람이 회사를 성장시킨다는 신념, 단기 수익보다 장기 거래 관계를 중시하는 것이 우리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사람 중심 기업으로 100년 기업 목표
특히 사람 중심 조직 운영에 공을 들인다. 기술 인력을 소모품이 아닌 자산으로 인식하고 장기근속 구조와 현장 중심 의사결정 체계를 유지한다. 지역 대학과 산학협력을 진행하며 인재를 발굴하고 지속적인 실무 교육으로 전문성을 키운다. 점검 결과에 대한 명확한 책임 구조를 세우고 문제 발생 시 회피가 아닌 선제 대응 원칙도 지킨다.
우 대표는 중장기 비전으로 ‘경남을 넘어 전국 단위 통합 안전관리의 표준이 되는 기업’을 제시했다. “현재 유지관리와 점검 분야 매출 비중이 가장 높지만 소방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물의 통합 설비를 관리하는 솔루션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정보통신 유지관리업 등 신사업 추진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 전반의 구조적 과제도 지적했다. “시장 규모는 커지는데 단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일을 수주해도 남는 것이 없다”며 “공공기관부터 표준자체점검비 등 단가 현실화가 이뤄져야 업계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력난 해결을 위한 교육 체계 혁신도 강조했다. “4년 학부 공부와 2년 군 복무로 공백을 가진 고급 인력이 중소기업에 와도 제대로 된 대우를 못 받거나 대기업으로 이직한다”며 “번듯한 자격증이 아니라 풍부한 실무 경험과 현장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독일처럼 중·고교 때부터 직업학교를 통해 현장 기술과 경험을 쌓아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교육부, 노동부, 소방청 등 관계 부처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라기업은 100년 기업을 향한 실행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기술 인력의 체계적 세대교체와 육성, 내부 표준 매뉴얼 및 데이터 자산화, 단기 실적이 아닌 지속 거래 기반 고객 구조 확립, 법·제도 변화에 선제 대응하는 전략 조직 운영 등이 핵심이다.
우 대표는 “소방 관리 분야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킨다는 사명감과 자긍심으로 일한다”며 “우리의 사훈인 ‘일하는 만큼 세상은 안전하다’라는 믿음으로 지속가능한 안전관리 체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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