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LG도 기업 조직 개편 키워드 ‘AI·로봇’…‘미래기술’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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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램·낸드 개발총괄조직 신설…AI 메모리 리더십 강화
LG전자, 가정용 로봇 연구소 신설…HD현대, CEO 직속 AI 전환 추진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함께 12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86조617억원, 영업이익 12조1661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8%, 32.5% 증가했고 매출은 사상 처음 80조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2025.10.30/뉴스1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함께 12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86조617억원, 영업이익 12조1661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8%, 32.5% 증가했고 매출은 사상 처음 80조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2025.10.30/뉴스1
주요 기업들이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인공지능(AI)과 로봇 전담 조직을 신설하거나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미래가 이들 두 분야의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005930)는 AI 반도체 개발 역량을 높이기 위해 D램과 낸드플래시를 총괄하는 조직을 신설했고, LG전자(066570)는 가장 고난도 영역으로 꼽히는 가정용 로봇 연구를 전담하는 조직을 만들었다. HD현대(267250)도 대표이사 직속으로 AI 전환을 전담하는 조직을 재편했다.

삼성전자, AI메모리 개발 총괄조직 신설해 AI 리더십 강화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임원 설명회를 열고 메모리·낸드 총괄 조직 신설, ‘디지털 트윈센터’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부문별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는 D램·낸드 개발을 총괄하는 ‘메모리 개발 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기존 메모리 사업부 산하 D램 개발실에 낸드플래시 개발, 설루션, 패키징 기능을 더해 확대 개편한 것이다.

이는 AI 인프라의 확대로 D램과 낸드 모두 고용량·고성능·저전력 제품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개발 역량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고대역폭메모리(HBM),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 PIM(메모리 내 연산) 등 차세대 D램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낸드 역시 현재 수요가 급증하는 저전력·고용량 eSSD뿐 아니라 낸드를 여러 층 쌓아 올려 만드는 고대역폭플래시(HBF)도 차세대 제품으로 주목받는다. 낸드는 D램보다 높게 쌓을 수 있어 용량 확장에 강점이 있다.

글로벌 제조인프라 총괄 산하에는 ‘디지털 트윈센터’가 설치됐다. 디지털 트윈센터는 ‘반도체 AI 팩토리’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조직이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로부터 구매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장을 기반으로 반도체 설계→공정→운영→장비→품질관리 등 모든 과정을 AI로 구동하는 지능형 플랫폼 기반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현할 예정이다.

LG전자, 가정용 로봇 연구조직 신설…성장동력 육성

LG전자의 조직개편에서 눈에 띄는 점은 신규 B2B 사업으로 육성 중인 로봇과 AI 전환(AX) 관련 개편이다. 주력인 HS(생활가전)사업본부에 기존 기술최고책임자(CTO) 부문 로봇선행연구소에서 담당하던 일부 기능을 이관받아 HS로보틱스연구소를 신설하고 가정용 로봇 영역의 미래기술 연구개발에 속도를 낸다. 로봇선행연구소 산하에서 휴머노이드로봇Task를 이끌며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온 이재욱 연구위원이 HS로보틱스연구소장을 맡는다.

LG전자는 로봇을 전장, 냉난방공조(HVAC) 등과 같은 핵심 B2B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생산기술원을 주축으로 산업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고, 올해 경영권을 인수한 베어로보틱스 중심으로 상업용 로봇 사업을 추진한다. HS사업본부가 주도하는 가정용 로봇은 휴머노이드의 활용도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영역이다.

특정 작업을 반복해 수행하는 산업용 로봇과 달리 가정용 휴머노이드는 일상에서 여러 변수에 반응해 능동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고도화된 센싱 기술, 고성능 AI 칩, 미세한 동작을 위해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 등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또 LG전자는 전사 AI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기존 DX센터와 업무혁신담당을 AX센터로 통해해 업무 효율성 증대, 연구·개발(R&D) 고도화, 구성원 역량 강화 등을 추진한다.

HD현대, AX 조직 대표이사 직속 재편…속도감 높인다

HD현대도 그룹 AI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AI 전담 조직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격상하며 그룹 차원의 AI 전환에 속도를 낸다. HD현대는 HD한국조선해양 내 AI 전담 조직을 AIX추진실로 재편하고 김형관 사장이 직접 총괄하는 체제로 편제를 변경했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예산 집행을 통해 AI 초격차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새로 출범한 AIX추진실은 기존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산하 부문급 조직이던 AI센터와 DT혁신실을 통합해 본부급 조직으로 격상됐다.

특히 선박 설계 분야의 기술적 향상이 기대된다. 수십 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 효율을 최적화한 선박 설계 모델을 도출하고 설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단순 반복 작업을 줄여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HD현대는 그간 개별 과제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AI 사업을 통합적으로 운영해 그룹 차원의 일관된 AI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조선·건설기계·에너지·로봇 등 전 사업 분야에 AI 기술을 확대·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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